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명문구단인 도쿄 베르디1969(이하 베르디)가 자금난으로 흔들리고 있다. ´스포츠닛폰´을 비롯한 일본 주요언론들은 3일 "최근 연봉총액 삭감을 위해 선수 11명을 방출한 베르디가 구단 경영 주체를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베르디는 매니지먼트 계열 2개사와 접촉하고 있으며, 4억엔(약 63억원) 규모의 출자 또는 주식 공동보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디의 모기업 니혼TV(NTV)는 최근 실시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 12억엔(약 189억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이에 일본 축구계는 어려운 모기업 사정으로 구단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힘들어진 베르디가 다른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돈줄을 끌어오려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1명의 선수를 떠나보낸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하시라타니 테츠지 베르디 감독은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하지만 최종전을 앞두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1969년 ´요미우리 축구클럽´으로 창단한 베르디는 일본리그 1부 3회(1982~1983, 1987년)와 일왕배 1회(1987), 아시아클럽선수권 1회(1988) 우승을 차지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발전했다. 이후 J-리그 출범에 발맞춰 1991년 베르디 가와사키로 개칭, 1992년 야마자키 나비스코컵 원년우승을 차지하며 주가를 올렸고, 1993년 J-리그 초대 우승 및 나비스코컵 우승을 이룬 뒤 이듬해 리그와 제록스 슈퍼컵, 나비스코컵 등 3관왕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거쳐 1996년, 2004년 일왕배 우승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2006시즌 J2(2부리그)로 강등됐고, 지난해 J-리그로 올라섰으나 올 시즌 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0승7무16패 리그 16위로 강등사정권에 놓여있다. 베르디는 일본 축구의 영웅 미우라 카즈요시를 비롯해 하시라타니, 기타자와 츠요시, 루이 라모스, 마에조노 마사키요, 나카자와 유우지 등 숱한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배출해왔으며, 재일교포 출신 이국수 총감독, 김현석, 이강진 등 K-리그 출신 선수들이 거쳐가며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팀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