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은 없다!’
각종 시상식으로 화려한 연말을 보낸 두산 김현수(20)가 소리 없는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내년 시즌에도 올해와 같은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1년 중 유일하게 자유롭게 쉴 수 있는 12월에도 아침저녁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김현수의 하루는 훈련으로 시작해 훈련으로 끝난다. 아침에 일어나면 곧바로 집 근처 헬스장으로 간다. 그곳에서 2시간 가량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한다.
점심식사를 한 뒤에는 모교인 신일중 운동장으로 향한다. 후배와 함께 티배팅과 캐치볼을 하다 보면 어느새 3시간 가량이 흐른다. 이후에야 비로소 휴식을 취한다. 시즌 때 못지않은 규칙적인 일과다.
김현수는 “겨울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일찍 일어나게 된다. 경기를 안 하니 피곤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 “잠은 하루에 8시간 정도만 자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꾸준한 훈련과 땀방울이 빚어내는 열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신고선수로 입단한지 2년만에 이번 시즌 타격왕(0.357)에 올랐던 김현수다. 두산 김민호 코치와 손시헌에 이은 또 하나의 신고선수 신화. 두산 타자 중 역대 최고 타율도 경신했다.
국가대표로 뽑혔고, 한국야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역시 김현수의 차지. 이 모든 게 2군에서 하루에 1000개씩 스윙을 하며 남몰래 이를 악문 결과였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들뜰 법도 한데 흔들림 없이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김현수는 “최태원 코치(KIA)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 연속경기출장 기록(1014게임)을 깨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해왔다. 부상 없이 꾸준히 성적을 내고 싶다는 의미다.
비시즌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한 시즌이 달려있다는 것도 잘 안다. 게다가 내년에는 어깨가 더 무겁다.
김현수의 뒤에 든든히 버티고 있던 김동주가 일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타격 2위였던 홍성흔은 롯데로 떠났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그는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