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용병’오누이칼라·카리나‘특별한우정’

입력 2008-1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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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이국땅에서 죽마고우를 만나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올 시즌 나란히 한국 땅을 밟은 프로배구 V리그의 남녀 외국인 선수 대한항공 칼라(24·쿠바)와 흥국생명 카리나(23·푸에르토리코)가 국적, 성별을 넘어선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카리나는 1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GS칼텍스와의 경기 후 공식 인터뷰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다음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 남자 선수들이 있는 체육관 쪽을 연신 힐끗거렸다. 애타게 누군가를 찾는 눈치. 혹시나 맘에 드는 남자 선수가 있느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녀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던 선수는 다름 아닌 칼라였다. 둘은 한국에 오기 전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2년 간 함께 뛰며 남다른 우정을 키워왔다. 어지간한 형제, 자매 이상으로 친한 사이였다는 후문. 올 8월 입단한 카리나는 얼마 전 칼라가 대항항공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뛸 듯이 기뻐하기도 했다. 둘의 만남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빡빡한 리그 일정에 짬을 내기도 힘들뿐더러 흥국생명은 천안을, 대한항공은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어 좀처럼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흥국생명과 대한항공 경기가 동시에 벌어진 이날 경기가 절호의 기회였던 셈. 하지만 그녀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칼라 앞에서 자신의 솜씨를 뽐내고 싶었는지 카리나가 이날 30득점을 올리고,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인터뷰가 생각보다 오래 진행됐고, 그녀가 인터뷰를 마친 후 한 달음에 코트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한껏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는 카리나를 보며 흥국생명 관계자는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데 서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중에 시간 내서 함께 외국계 할인마트에 가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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