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삼탕’줄다리기김동주도장금도장?

입력 2008-12-3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번에도 해를 넘기는 걸까. 겨울마다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던 ‘김동주 드라마’가 또다시 연장 방송에 돌입한 모양이다. 김동주의 에이전트인 조동윤 씨는 29일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30일까지 김동주 선수 관련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객인 김동주에게 상세한 협상 과정을 전달했고, 김동주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대로 공식 발표하겠다”는 말과 함께였다. 하지만 30일 조 씨가 보내온 보도자료는 그동안 밝혔던 입장의 ‘동어 반복’이었다. 또다시 “두산 잔류를 비롯해 미국 혹은 일본 프로야구로의 진출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경솔한 발표는 좋지 않은 시점이라 판단된다”고만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지막까지 시간을 끄는 게 습관이 된 것 같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대한 두산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김동주 측의 바람과는 일이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다. 김동주의 잔류 여부에 따라 남은 용병 한 자리의 수급을 결정해야 하는 두산은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비시즌 때마다 엇비슷한 ‘기다림’을 반복해왔다는 점에서 더 눈총을 산다. 김동주는 연봉 협상 때마다 가장 늦게 도장을 찍는 선수들 중 하나였다. 2004 시즌을 마친 직후에는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가 80일 만에 복귀하는 ‘사고’를 치기도 했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지난해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진출이라는 대원칙을 주장하며 두 달이 넘게 시간을 끌었고, 두산은 4년간 62억원이라는 ‘대박’ 제안을 철회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런데 올해 역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일본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는 점. 가장 계약이 가까워보였던 지바 롯데는 이미 김동주의 영입을 추진했던 용병 담당자를 교체한 상황이다. 김동주 측은 “보비 밸런타인 감독과 지바 롯데 간의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됐다”는 입장이다. 또 차선책으로 협상을 벌였던 요코하마, 그리고 에이전트 조 씨가 권유한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는 김동주 스스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김동주는 여전히 선택을 뒤로 미루고만 있다. 제 아무리 ‘스타 작가’라도 같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재탕’하면 방송계로부터 외면 당하기 십상이다. 김동주의 ‘해피 엔딩’을 바라던 시청자들도 점점 지쳐가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