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공인구가미끌미끌”

입력 2009-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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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대표팀 투수 13명에게 지상과제가 떨어졌다. ‘WBC 공인구 적응’이다. WBC에서는 메이저리그 공인구인 롤링스 제품을 사용한다. 한국에서 쓰는 맥스, 스카이라인, 빅라인 등의 제품과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소속팀 전지훈련에서 이미 몇 차례 ‘시구’를 해봤다. 미리 적응하고 오라는 김인식 감독의 지령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쉽게 적응이 안 된다는 평가가 많다. 첫 훈련을 시작한 17일(한국시간)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에서도 공인구는 최대 관심사였다. ○투수들 이구동성 “미끄러워요” ‘미끄럽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표면 가죽이 한국 공인구보다 부들부들하다. 대표팀 에이스 류현진(한화)은 “손에서 잘 미끄러진다”고 했고 김광현(SK)도 “일본에서 던졌을 때부터 미끄러웠다. 아직은 낯설다”고 했다. 실밥도 문제다. WBC 공인구는 국내 공인구보다 실밥이 덜 튀어나와 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실밥이 옆으로 퍼져있는 편이다. 실밥을 많이 사용해 던지는 투수들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장원삼(히어로즈) 역시 “공이 채이지 않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투수들 뿐만이 아니다. 포수 박경완(SK)과 강민호(롯데)는 훈련 도중 내야수 머리 위로 넘어가는 악송구를 여러 차례 범했다. 박경완은 “아무래도 표면이 매끄러운 것 같다. 실투가 나올 수도 있겠다”고 했다. 공인구로 타격 훈련을 한 김태균(한화)은 “반발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3년 전 WBC에 참가했던 봉중근(LG)은 “당시에도 1라운드에서 선배들이 공인구에 적응하느라 고생을 좀 했다”고 귀띔했다. ○긍정적인 반응 “대회 때는 괜찮을 것” 그래도 대부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훈련 때 쓰는 공과 경기 때 사용하는 공에도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첫 WBC에서 스타로 떠올랐던 오승환(삼성)은 “막상 정식 대회를 시작하면 연습 때 쓰던 것보다 더 좋은 공이 나온다. 한국 공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면서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윤석민(KIA)과 김광현도 “프로라면 공이 바뀌었다고 잘못 던진다는 핑계는 댈 수 없다. 적응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양 코치의 생각도 같다. 그는 “경기 때는 투수들이 던지기 편하게 진흙을 묻혀서 준다. 생각보다 미끄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정도는 선수들이 이겨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와이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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