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아프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맞다고 했어.”
한화 김인식(62) 감독이 기분 좋게 웃었다. SK 김성근(67) 감독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얘기하면서였다. 김인식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이 한창인 19일(한국시간) 호놀룰루 시내의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저녁식사를 하다가 “좀 전에 김성근 감독과 국제전화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이날은 김인식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중인 김성근 감독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김병현의 ‘여권 분실’ 해프닝과 관련해 김성근 감독이 심하게 발끈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은 전날부터 “그쪽이 나보다 더 흥분했던데?”라고 웃으며 “통화나 한번 해봐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SK의 연습경기 때문에 연결이 안 되다가 이날 오후에서야 통화에 성공한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그쪽도 나한테 여러 번 전화했는데, 내가 휴대전화를 꺼놓고 와서 잘 통화가 안 됐다더라”면서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돕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더니 이렇게 덧붙이며 껄껄 웃었다. “그냥 말만으로도 고맙다고 했어. 내가 불쌍한가봐. 내가 생각해도 좀 그럴 것 같아.”
하와이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