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공포증’역전우승기적

입력 2009-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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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최종일오헤어상대5타차뒤집고복귀첫승
 ‘10-5-2-1’ 이게 바로 황제의 샷이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드라마틱한 역전으로 복귀 후 첫 승을 따냈다. 우즈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베이힐골프장(파70·7239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5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10위로 시작한 우즈는, 2라운드 5위, 3라운드 2위로 뛰어오르며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 앞서 선두 션 오헤어(미국)와 5타차까지 벌어졌다. 최종일 5타차 선두라면 쉽게 우승을 거머쥘 수 있는 성적이다. 게다가 3일 내내 코스 파악을 끝낸 상태에서 선두권에 오른 선수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일은 드물어 역전이 쉽지 않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얘기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와 함께 플레이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른바 ‘우즈 공포증’ 이다. 5타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오헤어는 최종 라운드에서 우물쭈물한 플레이로 발목이 잡혔다. 우즈의 추격에 스스로 무너지며 우승컵을 헌납했다. 버디 1개에 보기를 4개나 기록하며 무너져 4언더파 276타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집중력에서도 앞섰다. 15번홀(파4)까지 버디 4개를 뽑아내 오헤어를 따라잡은 우즈는 16번홀(파4)에서 오헤어가 1타를 잃으면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위기도 있었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며 1타를 잃어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이대로 끝나면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심리적으로 가장 위축될 순간이었지만 우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5m 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우즈만이 가능한 드라마였다. 우즈는 2000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도 최종 라운드 5타차 역전극을 펼친 적이 있다. 지난해 6월 US오픈 우승 이후 무릎 부상으로 필드를 떠났던 우즈는 지난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에서 8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후 첫 우승이다.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6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 우승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불안하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됐다. 통산 66승째를 따내며 198주 연속 지켜온 세계 1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을 경우 다음 주 셸 휴스턴오픈에서 필 미켈슨(미국)이 우승하면 1위 자리를 내줘야할 위기였다. 또 다음 달 9일부터 열리는 마스터스를 앞두고 우승을 따내면서 5번째 마스터스 우승의 전망도 밝아졌다.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만 14승을 차지한 우즈는, 잭 니클로스(메이저 18승)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잭 존슨(미국)이 2언더파 278타로 3위, 나상욱(26·타이틀리스트)은 1오버파 281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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