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석의건강365]인생의성패‘기’에달렸다

입력 2009-04-08 20: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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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을 야구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제2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이 한국의 준우승,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그렇듯이 이번에도 예외 없이 한일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은 가히 거국적이 었다. 필자도 바쁜 시간을 쪼개서 방송을 보았는데 한 케이블 TV 방송을 보다가 문득 재미있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3년 전의 제1회 WBC 경기 내용을 하이라이트로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대강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 동안 기량과 기력(氣力)을 충분히 쌓은 패기만만(覇氣滿滿)한 한국대표팀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이나 야구 선진국으로 자처하는 일본의 기세(氣勢)에 전혀 눌리지 않고 단숨에 6전 전승으로 4강에 오르는 기염(氣焰)을 토했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는 이승엽이 2점짜리 홈런 한 방으로 역전이 되자 일본팀은 당황하는 기색(氣色)이 역력했으며 도쿄돔을 가득 메운 일본 관중들은 일시에 기(氣)가 죽어서 잠잠 해졌다. 이진영은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내는 기(氣)막힌 수비를 보여 오 사다하루 일본 감독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미국 전에서는 이승엽이 선제 홈런 한 방으로 미국 팀의 예기(銳氣)를 일찌감치 꺾었고, 기골(氣骨)이 장대한 거포 최희섭은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미국팀 타자들을 상대로 불같은 광속구를 뿌리며 호투했고, 삼진을 잡을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고 기합(氣合)소리를 크게 질렀다. 미국 전에서의 대승으로 사기충천(士氣衝天)한 한국팀은 일본과의 2차전에서도 팽팽한 접전 끝에 이종범의 2루타 한 방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진영은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를 아슬아슬하게 아웃시키는 기(氣)막힌 송구 실력을 보였으며 불펜에서 이를 지켜보던 오 감독은 ‘또 저 친구야!’하는 기절(氣絶)할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의기소침(意氣銷沈) 해진 일본팀의 이치로는 기분(氣分)이 엉망인 듯 마구 성질을 부려 팬들의 비난을 샀다. 멕시코가 미국을 격침시킴으로써 기사회생한 일본팀은 마침내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한 뒤 우승했다. 일본팀은 우승했다고 기고만장(氣高萬丈)했지만 그렇게 자랑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으며 다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승부사적 기질(氣質)만큼은 인정 받을만 했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종범이 안타를 친 뒤 두 주먹을 흔들며 달려 나가던 그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글로 써놓고 살펴보니 기(氣)라는 말이 무려 열여섯 번이나 들어가 있다. 스포츠 경기의 승패에서 기(氣)가 얼마나 중요 한 것인가를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선수들의 기가 충만하면 이기는 것이요, 기가 죽으면 지는 것이다.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의 기는 그들의 건강 상태, 이기고자 하는 의지, 상호간에 다져진 팀워크와 신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뛰어난 기량, 관중들의 열띤 응원 등이 한데 어우러져서 생겨나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기가 충만하면 건강하고 싱싱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요, 기가 부족하면 병들고 지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운동 경기뿐만 아니라 모든 삶의 원동력이 곧 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다음 회에 계속 이야기 하겠다. [편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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