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신드롬에어린꽃이병들라

입력 2009-05-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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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신지애’를 꿈꾸며 자녀들에게 조기 골프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골프를 시작하는 나이가 아니라 부모들의 과도한 욕심이다. (작은 사진)실내 연습장에서 열심히 골프를 치고 있는 어린이.<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주니어골퍼조기교육의함정
골프 꿈나무들이 ‘신지애 신드롬’에 병들고 있다.

LPGA 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신지애, 오지영, 박인비 등 ‘박세리 키드’의 등장 이후 ‘제2의 신지애’ 혹은 ‘서희경’의 탄생을 꿈꾸며 자녀들에게 조기 골프를 시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골프 조기 유학 바람이 불 정도다.

하지만 열 살도 채 안된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야하는 주니어 골퍼들의 경우 부상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여차하면 고질적인 골병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골프를 시작하는 나이가 아니라, 세계적인 골퍼로 성공할 확률이 1%%도 되지 않는 냉정한 프로무대에서 자녀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부모들의 과도한 욕심이다.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주니어들에게 반복되는 과도한 훈련을 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부상을 피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주니어 골퍼들이 부상을 입으면 성장판 자체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성장판은 손목 주위와 팔꿈치, 무릎, 발목, 척추 등에 있다. 이 부분이 성장하면서 단단한 뼈로 바뀌게 되는데 주니어 골퍼들의 경우 반복되는 연습으로 손목이나 허리, 어깨 등이 피로와 충격으로 부상을 입게 되면 성장에 직접적인 방해를 받는다.

고도일 신경외과 고도일 원장은 “성장 중인 주니어 골퍼들이 부상을 당할 경우 성인에 비해 더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LPGA 무대에서 활약하다 부상을 입은 장정 박지은 박인비 등의 경우도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부상이 아니다. 주니어 시절부터의 고된 훈련이 이어져 생긴 부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니어 골퍼들을 위협하는 부상 위험 1순위는 어깨다. 다른 관절들과 달리 어깨관절은 움직이는 범위가 넓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만큼 부상의 위험이 높다.

특히 어깨 근육이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주니어 골퍼들의 경우 어깨관절이 빠지지 않도록 고정시키고 있는 어깨의 힘줄에 심한 충격이 가게 된다. 어깨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잦은 통증을 유발하게 되며 심할 경우 고질병이 된다.

팔꿈치나 허리 부상도 마찬가지다.

특히 허리는 골프 스윙 시 가장 많은 부담을 받는 부위로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만성 허리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주니어 골퍼들의 골프 부상을 방지할 수 있을까?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골프 상해 방지 요령이므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
   

주니어들의 부상예방 4원칙

운동전 스트레칭 꼭…스윙연습은 하루 2시간이 적당

첫째는 스트레칭이다. 아무리 스트레칭이 중요하다고 말해도 실제 라운드를 하는 골퍼들을 살펴보면 스트레칭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같은 부위에 힘을 쓰며 연습을 하면 근육이나 인대 손상은 물론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둘째는 피팅한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다.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스윙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클럽을 피팅하기도 어렵고,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무작정 클럽에 몸을 맞추다보면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하다. 개개인의 몸에 최적화된 클럽을 사용해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셋째는 연습 시간 조절이다. 주니어들의 동계 캠프 스케줄을 보면 라운드를 포함해 하루 연습 시간이 8시간이 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기초 체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연습은 부상만 불러올 뿐이다. 주니어들의 경우 스윙 연습은 1∼2시간 내로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상의 연습은 그 자체로 근육과 인대에 스트레스가 되고 부상의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골프 스윙의 기본이 되는 근력 운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골프는 욕심을 부린다고 완성되는 운동이 아니다.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 스윙 연습만으로는 단련하기 힘든 부위의 근력을 함께 키워줘야 한다.

도움말|고도일(고도일신경외과 대표원장)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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