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또연장…9차례승부…유소연이웃었다

입력 2009-05-24 20:00:5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결승
‘동갑내기’유소연(19·하이마트)과 최혜용(19·LIG)이 명승부를 펼치며 매치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줬다.

유소연은 24일 강원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638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4억원) 최종 결승에서 연장 아홉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혜용을 누르고 매치플레이의 여왕에 등극했다. 유소연은 지난 시즌 김영주여자오픈 우승 이후 1년 여 만에 2승째를 수확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받은 유소연은 시즌 총상금 1억2915만원으로 서희경(23·하이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팽팽한 승부는 경기 내내 계속됐다.

전반은 유소연이 앞서나갔다. 3UP으로 앞서며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최혜용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올스퀘어(AS)로 경기를 마쳤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두 선수는, 파5 18번 홀에서 계속 핀을 바꿔가며 벌인 경기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27번째 홀까지 계속된 승부는 결국, 한번의 실수로 엇갈렸다.

세 번째 샷을 나란히 그린에 올린 뒤 맞이한 버디 찬스에서 유소연이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반면, 최혜용은 볼이 홀을 살짝 돌아 나오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우승컵은 유소연이 차지했지만, 승자도 패자 없는 진짜 명승부였다.

두사람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건 동료이자 친한 친구다. 지난해 겨울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 대상 시상식에서 함께 ‘그린의 원더걸스’로 멋진 공연을 펼쳤다.

올해 나란히 연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09학번 새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신인왕 경쟁에 이어,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우승 다툼을 벌였던 라이벌이기도 하다.

유소연은 지난해 신인왕 경쟁에서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다 막판 최혜용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을 빼앗겼다. 따라서 이번 대회의 결승은 사실상 설욕전이나 다름없었다.

64강전부터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총 6라운드를 치러야 하는 체력과 집중력의 싸움이었다. 유소연과 최혜용은 연장 9홀을 더 플레이하면서 유소연이 117홀, 최혜용이 107홀씩 플레이했다.

한편 정혜진(22·삼화저축은행)과 이현주(21·동아회원권)의 3,4위 결정전에서는 정혜진이 버디 4개를 몰아치며 6홀 남기고 7홀 차 승리(6&7)를 따내 3위에 올랐다. 정혜진은 16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서희경을 꺾으며 파란을 예고했지만, 유소연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위에 만족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