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1만 대군” vs SK “300명의 전사”

입력 2009-10-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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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의 10번타자들…KIA 노란물결 응원 광주구장 압도
응원전만 놓고 보면 100만 대군과 300명의 전사가 싸운 영화 ‘300’가 다름없었다. 16일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광주구장.

1만3000개의 응원석 대부분은 KIA를 상징하는 노란색 컬러로 뒤덮였고, 300여명에 불과한 SK 응원단이 만든 빨간색은 이에 완전히 위축됐다.

응원을 잠시 쉴 때는 아예 존재감이 잊힐 정도. SK가 3회 선취점에 이어 4회 추가점을 올려 2-0으로 앞서 갔지만 수적으로 막강한 KIA 응원단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KIA 응원단장 김주일 씨는 경기 전 “오늘 응원은 대학 축제 식으로 할 거다. 이기고 있던, 지고 있던 흥겹게 할 거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KIA의 응원은 경기 내내 흥겨웠다. 머리 왼 쪽과 오른 쪽에 각각 KIA와 승리를 나타내는 ‘K’와 ‘V’를 새긴 그는 1회부터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응원단상을 적극 활용했다.

지상 8m 높이로 부상하면 아래 숨겨진 현수막에 적힌 ‘Go Go V10’문구가 드러나 8개 구단 가운데 한국시리즈 최초 10승에 대한 강한 염원을 드러냈다. 대형 호랑이 모양 풍선도 부풀어 올라 열기를 더했다.

호랑이처럼 지칠 줄 모르는 힘을 자랑하던 KIA 응원단은 2-1로 뒤지던 6회 말 포효했다. 이종범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2사 만루서 이종범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응원단상을 공중으로 다시 한번 올려 분위기를 고조했고, 이에 이종범이 3-2로 역전하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모든 팬들이 일어나 ‘이종범 이종범’을 연호했고, 노란색 막대 풍선을 앞으로 흔들었다.

SK 응원단은 선수들이 나올 때 마다 선수 개개인의 응원가를 부르고, 점수가 날 때 마다 ‘여행을 떠나요’ ‘불티’ 등을 부르며 환호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응원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SK 응원단장인 박홍구 씨는 “광주엔 KIA 팬들이 많다. 우리는 소수 정예라 아무런 사고 없이 응원하고, 3,4차전을 인천으로 가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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