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 사상 첫 KS7차전 끝내기 홈런! KIA 대망의 V10 달성

입력 2009-10-24 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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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9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KIA타이거즈 대 SK와이번스의 경기. 5:5 동점 상황 9회말 1사 상황에서 KIA 나지완이 SK 마무리 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날리며 경기 종료, KIA가 V10 달성에 성공했다. KIA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돌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런 드라마가 있을까. 이런 소설이 있을까. 이런 만화가 있을까. 이런 영화가 있을까. KIA가 나지완의 꿈같은 끝내기 홈런포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대망의 ‘V10’을 달성했다.

KIA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CJ 마구마구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홈런포 3방을 앞세워 SK를 6-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마저 석권하며 2009년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나지완은 9회말 1사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볼카운트 2-2에서 상대투수 채병용의 6구째 한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3km)를 받아쳐 미사일처럼 왼쪽 관중석에 꽂히는 끝내기 솔로홈런 때려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나지완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포효했고, KIA 선수들은 덕아웃에서 쏟아져 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KIA팬들은 우승의 기쁨에 울부짖었고, SK팬들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역대 한국시리즈 3호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7호 끝내기 홈런.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 마해영 이후 역대 2번째다. 7차전 시리즈 끝내기 홈런포는 사상 처음이다. KIA는 이로써 2001년 해태 인수 후 첫 우승이자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번째 우승 신화의 방점을 찍었다. 1997년 해태 시절 이후 12년 만에 맛보는 타이거즈의 우승이다.

나지완은 6차전까지 16타수 3안타(0.188) 1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을 겪었지만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기용해준 조범현 감독과 KIA에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겼다. 그는 1-5로 끌려가던 6회에도 추격의 중월 투런홈런을 때리며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7차전 MVP인 ‘넥센타이어 Man of the Match’에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동시에 한국시리즈 20타수 5안타(타율 0.250) 4타점에 불과하지만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짜릿한 홈런포를 때려낸 덕분에 MVP 투표에서도 총 61표 중 41표를 휩쓸어 18표를 얻은 로페즈와 1표씩을 받은 최희섭 이종범을 제치고 ‘미스터 옥토버’에 선정됐다. 나지완은 2500만원 상당의 KIA 자동차 쏘울과 300만원 상당의 CJ 상품권을 부상으로 수상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사상 최초로 선수(1982년 OB)와 코치(2002년 삼성)를 거쳐 감독으로서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의 감격을 맛봤다.

중반까지는 SK의 승리 분위기였다. 4회초 박정권의 좌월 투런홈런과 5회초 1사만루서 박정권의 2루땅볼로 3-0으로 앞서나갔다. 3-1로 앞선 6회 1사 2․3루에서 조동화의 희생플라이와 박재상의 중전 적시타로 5-1로 달아날 때만 SK는 우승 고지의 8부 능선을 넘는 듯했다.

그러나 KIA 선수들의 집념은 호랑이처럼 무서웠다. 6회말 나지완의 투런홈런으로 3-5로 추격한 뒤 7회말 안치홍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1점차로 추격했다. 안치홍은 사상 최초 10대의 나이에 한국시리즈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19세3개월22일)이자 고졸신인 사상 최초의 홈런. 종전 최연소 한국시리즈 홈런은 1995년 5차전 홈런을 때린 OB 심정수의 20세5개월15일.

KIA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6회말 계속된 1사 1․2루서 김원섭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며 대역전극의 밑그림을 그렸다. KIA는 구톰슨에 이어 한기주~양현종~손영민~곽정철~로페즈~유동훈 등 7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물량공세를 펼치며 내일이 없는 배수의 진을 쳤다.

SK 역시 선발투수 글로버에 이어 이승호~카도쿠라~윤길현~정우람~정대현~고효준~채병용 등 무려 8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나섰지만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릎을 꿇어 3년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일보 직전에서 눈물을 흘렸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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