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나 터프가이로 돌아갈래”

입력 2009-11-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터프가이’의 위용을 다시 찾겠다고 선언한 김남일이 가벼운 헤딩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나만의 장점 되살리겠다” 남아공 최종엔트리 도전
7년 전 ‘터프가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들의 발목을 조였던 김남일(빗셀 고베)이 전매특허인 ‘터프함’을 앞세워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탁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김남일은 9일 파주NFC에서 “지난 2차례 대표팀 합류 이후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고, 반성도 많이 했다”며 “특별한 것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를 거는 게 맞다. 나만의 장점으로 팬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어필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카드는 ‘터프가이’ 로의 복귀다. “예전처럼 터프한 이미지를 심어줘야 월드컵 본선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파주에 왔다”고 덧붙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은 ‘터프가이’의 대명사였다. 2002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당시 세계 최고의 그라운드 지휘관으로 불리던 지네딘 지단을 봉쇄했다.

그의 터프한 플레이에 지단은 부상을 입었고, 프랑스는 결국 조별리그 탈락의 비운을 맛봤다. 김남일은 프랑스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지단의 몸값이 얼마인줄 아냐”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어요. 다쳤다던데 치료비가 필요하면 청구하라고 하세요”라고 말해 화제가 됐을 정도로 ‘터프’라는 단어가 몸에 배어 있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루이스 코스타,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 등 유럽 정상의 공격형 미드필더들과의 대결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남일은 이 때부터 ‘터프가이’의 대명사로 불렸고, 여성팬들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탓인지 올 여름 다시 복귀한 그에게서 예전의 터프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변했다는 것을 대표팀 경기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됐다고 한다.

10일 출국하는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은 허정무호가 이전에 치렀던 상대와는 전혀 다르다.

덴마크와 세르비아는 체격과 파워가 우리보다 월등한 유럽의 강호들이다. 거친 몸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경기에서 김남일의 경험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처럼 터프한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한다면 그가 바라는 남아공월드컵 출전의 꿈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