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김상현 “亞정복 나를 따르라!”

입력 2009-1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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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클럽 챔피언십 KIA 선봉
KIA 김상현은 9일 오후 광주구장에서 깨끗이 세탁된 유니폼을 지급받았다. 김상현은 불과 7개월 전 잠실구장에서 눈가에 이슬이 맺힌 채로 짐을 쌌었다. 단 1경기에 출장한 뒤 받은 트레이드 통보였다.

이날 다시 짐을 꾸린 이유는 12일 나가사키로 출국하기 위해서다. 7개월 전 쓸쓸히 덕아웃을 비우던 그때의 슬픔은 완전히 가셨다. 대신 얼굴에는 환한 웃음과 자신감이 넘쳤다. 바로 한국의 홈런왕으로 일본 챔피언 요미우리와 승부를 앞둔 당당함이었다.

김상현이 한일클럽 챔피언십 요미우리전을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KIA의 선봉을 자임했다. 김상현은 “손가락 부상은 거의 회복됐다. 일본 투수들에게 한국의 홈런왕으로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시리즈 직후 시상식과 각종 축하행사, 인터뷰를 소화했고 경남 남해에서 재활과 훈련을 병행했지만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괜찮다”고 웃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일클럽 챔피언십에 나서는 김상현의 각오는 남다르다. 상무 소속으로 2005년 야구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국제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양국의 최다 우승 명문구단 KIA와 요미우리의 단판 승부에서 한국 홈런왕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사실 김상현은 한국시리즈 7차전 때 당한 오른쪽 새끼손가락 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 출장이 불투명했다. 구단에서도 국가대항전이 아니기 때문에 몸을 먼저 돌보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는 “꼭 나가겠다”며 재활에 땀을 쏟아 예상보다 빨리 타격훈련에 돌입했다.

일본 언론도 정규시즌 MVP 김상현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9일 KIA 선수 중 김상현을 가장 먼저 거론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상현은 10일 자체 청백전에서 마지막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뒤 12일 일본 나가사키로 출국한다. 주전포수 김상훈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데다 톱타자 이용규는 4주 기초군사훈련 때문에 동행하지 못하는 만큼 나지완, 최희섭과 중심타선을 이뤄 화끈한 장타력으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심산이다.

조범현 감독도 “부상선수가 많지만 김상현과 최희섭의 중심타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신뢰감을 감추지 않았다.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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