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골퍼 경쟁력은 ‘나만의 패션’?

입력 2009-1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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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김은 항상 자신의 이름 약자인 ‘AK’가 새겨진 버클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다.스포츠동아 DB

우즈 티셔츠·앤서니 김 버클…양용은 ‘Y.E 라인’ 내년 무장
프로골퍼들의 화려한 샷을 뒷받침해주는 필드패션도 화제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항상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나오는 타이거 우즈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핑크로 무장하는 폴라 크리머, 흰색 벨트를 좋아하는 필 미켈슨, 자신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버클을 착용하는 앤서니 김 등의 패션을 따라하는 골퍼들도 많다.

지난 8월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메이저챔피언이 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의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최종 라운드에서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경기에 나섰다. 매주 경기에 나서는 프로골퍼들에겐 옷을 챙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경기에 나설 때 최소 10벌 이상의 옷을 준비한다.

연습라운드부터, 프로암, 1∼4라운드까지 입을 옷을 미리 생각하고 짐을 꾸린다. 날씨 등 갑작스런 변화에 따라 입을 여분의 옷까지 챙기면 옷을 넣는 가방만 한 짐이 될 정도다. 그러다보니 의류를 제공하는 후원사는 매월 옷을 챙겨주는 일도 만만치 않다. 선수 한 명에게 제공되는 옷만 연간 100벌이 넘는다. 돈으로 환산하면 1억 원을 훌쩍 넘기는 금액이다. 옷을 지원받지 못할 경우 이 비용을 모두 선수가 부담해야 한다.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양용은은 르꼬끄골프와 의류 계약을 맺고 있다. 연간 수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이 회사의 옷만 입는다. 옷은 매달 한두 차례씩 미국으로 공수된다. 한번 보낼 때마다 보통 10벌 이상씩 보낸다. 여름엔 조금 더 많은 양을 보내고, 새로운 옷이 출시될 때마다 따로 보낸다.

옷을 보내는 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코디네이터는 선수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싫어하는 스타일을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르꼬끄골프 정우영 대리는 “양용은 프로는 흰색을 좋아한다. 앞으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매번 흰색을 입는다고 했다. 그러나 옷에 큰 글씨가 새겨져 있거나 로고가 많이 들어간 스타일을 싫어한다. 튀는 것보다는 차분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최근엔 옷에 세계 각국의 국기들을 새겨 넣기도 하는데 양 프로는 그런 옷을 절대 입지 않는다. 애국심 때문이다”고 했다. 패션 감각이 남다른 프로들을 위해 의류회사에서는 선수만을 위한 특별한 옷을 만들기도 한다.

나이키골프에서는 타이거 우즈를 상징하는 ‘TW’컬렉션을 출시했고, 박지은과 미셸 위는 직접 의류 디자인에 참여한다. 르꼬끄골프에서도 내년부터는 양용은의 의견을 받아 양용은 스타일의 옷을 만든다. 이른바 ‘Y.E 라인’으로 스윙을 좀더 편하게 하면서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옷을 만들 계획이다. 스타가 되면 신경 쓸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옷 하나에도 팬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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