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담백한 표현을 즐기는 그. 하지만, 이번만은 은유적인 표현을 썼다. 그만큼 여러 감정이 교차된 가운데 내린 결정이었다. 한국남자핸드볼의 살아있는 전설 윤경신(37·두산·사진)이 대표팀에 합류한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태극마크 반납을 공식선언한 지 1년 반 만이다. 윤경신은 2월 6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1∼3위까지는 2011년 1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20일 막을 내린 2010SK핸드볼큰잔치를 우승으로 이끈 윤경신은 온 몸이 만신창이. 여섯 살 박이 아들 재준과의 시간이 그립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네가 꼭 필요하다”는 조영신(43·국군체육부대) 감독의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만은 가볍다. “당신이 그럴 줄 알았다”며 푸념하는 부인 권순균(36) 씨도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워하는 눈치.
고려고 시절부터 올해까지, 대표선수 생활 20년째인 윤경신은 “태극마크는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뛰겠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