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티켓 판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FIFA는 넉 달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 열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27일부터 남은 월드컵 경기 티켓을 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남아공 월드컵조직위원회는 4주간 펼쳐질 월드컵 기간 내 45만여명의 팬들이 '지구촌 축구축제'를 즐길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까지 티켓이 팔린 상황을 보면 예상을 밑돌고 있다.
이렇게 티켓 판매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팬들이 높은 아프리카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
최근 영국의 금융회사인 버진머니(Virgin Money)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 명의 잉글랜드 팬이 자국 예선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관전하기 위해 남아공에 머물 경우 여행, 숙박, 음식, 티켓 경비 등으로 6399 파운드(한화 약 1190만원)가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본선 세 경기 티켓 가격만 2445 파운드(한화 약 455만원)에 달한다.
가장 걱정인 것은 남아공을 찾는 축구팬들에 대한 수용 문제다.
이번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된다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미 남아공의 치안, 교통 등 기본적인 제반시설이 열악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났고, 월드컵 특수를 노려 물가가 무려 4배나 오른다는 것에 팬들은 불안과 동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나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오히려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나라들도 많다. 대략 6940파운드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알제리 팬들을 비롯해 코트디부아르 6949파운드, 카메룬 6529파운드, 가나 7000파운드가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이에 프란츠 베켄바우어 FIFA 집행위원은 "남아공 월드컵이 평범한 축구팬들에게 너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역대 월드컵을 보면 티켓 판매에 애를 먹은 사례가 없었다. 오히려 너무 빨리 동나 암표가 성행할 정도였다. 이런 점에서 비춰볼 때 과연 월드컵이 축구팬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펼쳐져야 할까.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