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 스포츠동아 DB
부담감 떨친 강심장에 뭉클
“제 눈에는 보이더라고요. (김연아가) 긴장한 모습이…. 마치 제가 경기를 하는 것처럼 떨렸어요.”
박태환(21·단국대)은 가슴을 졸이며 김연아의 연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김연아는 침착해졌다. ‘피겨여왕’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 그것은 2008베이징올림픽을 앞둔 ‘마린보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박태환은 올림픽 무대에 섰을 때의 부담감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린 김연아. 박태환은 “나도 뭉클하더라. 정말 존경스럽고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여름과 겨울을 책임지는 국민 오누이. 둘은 불모지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물개’소리를 듣던 선수도 올림픽 장거리 수영에서는 한 레인 차이가 나는 게 한국수영이었다. 한국여자피겨가 올림픽 신고식을 치른 1968그레노블대회. 태극마크를 단 2명의 선수는 출전선수 32명 중 나란히 31·32위였다.
메달권은 상상조차 못하던 한국피겨와 수영이 세계정상의 꿈을 품게 된 것은 순전히 2명의 천재 오누이 덕이다. 경기시설과 지도프로그램 등 모든 인프라가 부족한 한국에서 이런 선수들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동·하계올림픽의 대표적인 인기종목인 피겨와 수영의 금메달리스트는 세계적인 스타. 이들의 등장으로 한국피겨와 수영은 ‘제2의 김연아, 박태환’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세계 여자골프를 주름잡는 ‘박세리(33) 키드’처럼, 수많은 꿈나무들이 빙판 위와 물 속을 누비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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