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4만여명 집결
남아공, 콘돔 16만개 배포
남아공이 축구전쟁 이상의 뜨거운 성전(性戰)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남아공 제3의 도시 케이프타운에 공짜콘돔 16만개가 뿌려졌다. 에이즈 바이러스(HIV) 창궐로 악명이 높은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기간 대대적인 콘돔사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10일 남아공정부가 케이프타운 100여개 호텔 객실에 16만 개의 콘돔을 무료로 비치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은 전체 인구 4800만 가운데 HIV 바이러스보균자가 5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에이즈 위험국가다. 매년 35만 명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러나 남아공 대다수의 흑인들이 콘돔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과거 인종차별을 받았던 흑인들이 콘돔사용 권장이 ‘흑인인구를 줄이려는 백인정권의 음모’라고 의심했고 아직까지 그 영향이 남아 기피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기간 각국에서 35만 명 이상 관광객과 4만 여명의 성매매 여성이 남아공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남아공 정부는 케이프타운 뿐 아니라 전국 주요도시 호텔에 무료 콘돔을 배치하며 에이즈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알릴 계획이다. 특히 케이프타운 각 호텔에는 ‘케이프타운에서 안전하게 플레이 하세요’등의 안내 문구로 콘돔사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경기장에서 전광판 등을 사용해 에이즈 예방 및 콘돔사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장 주변에서 무료 콘돔도 배포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