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진행(25)은 7일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서다 한대화 감독에게 ‘한 소리’ 들었다.
“요즘 마음대로 안 되지? 욕심 부리지 말고 쳐라.” 한 감독이 말한 욕심이란 당연히 ‘홈런왕’을 두고 한 얘기일 터.
하지만 최진행은 “홈런왕에 욕심은 전혀 없다. 지금까지 친 홈런 중에서도 홈런 치려고 마음 먹고 친 건 하나도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주변에서 더 난리란다. 최진행은 “동료들이 ‘오늘 대호형이 홈런 쳤는데 너는 뭐 하고 있냐.’, ‘지금 2개 차이인데 3개차로 벌어지면 게임 끝이다’라고 놀린다”고 귀띔했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도 마찬가지. “나는 잘 못느끼겠는데, 형들이 ‘투수들이 힘줘서 승부할 때 콧구멍을 벌름거린다. 너랑 상대할 때 그러더라’고 말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어쨌든 최진행의 부담감은 ‘홈런왕’이 아니라 ‘좋은 4번타자’가 되고 싶다는 희망에서 나온다. 최진행은 “예전에는 내가 안타 몇 개를 쳤는지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찬스 때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감독님과 타격코치님도 항상 그 부분을 강조하신다”고 했다. 최근 부진한 김태완, 정원석과 함께 남들보다 30분 일찍 나와 집중 조련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비를 넘어서기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최진행이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