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시간) 볼턴은 풀럼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발 출전한 이청용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운 듯 보였다. “허벅지에 경미한 부상이 있다”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그 때문인지 월드컵 때처럼 활발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전에는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후반전에는 페널티 킥에 가까운 장면도 연출하는 등 나쁘지 않은 경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볼턴은 공격에 무게를 둔 4-4-2 전술로 맞섰다. 점유율 면에서는 풀럼보다 앞섰지만 전반에는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다가, 후반에는 보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종료 8여분을 남겨 두고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와 공격수 3명을 잇따라 교체시키면서 승부수를 띄웠지만 아쉽게 무위에 그쳤다.
아쉬움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아트웰 주심은 홈 어드밴티지를 줘도 무방한 상황에서 여러 차례 흐름을 끊어 놓으며 볼턴 홈 팬들에게 원치 않은 원성을 들어야 했다. 후반 초반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한 이청용이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는데도 심판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내 리복 스타디움은 홈 팬들의 야유로 가득 차 전, 후반 동안의 매끄럽지 않았던 경기진행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채워졌다.
볼턴 골수팬이라는 스티븐(21)은 이번 경기의 가장 아까운 장면 중 하나라며 이청용을 치켜세웠다. 뿐 아니라 후반 초반 홀덴의 중거리 슛이 왼쪽 포스트를 맞고 빗나간 장면도 있었다. 오언 코일 감독은 경기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아직 깨끗한 종이를 가지고 출발하는 셈”이라며 아직 진 경기는 아니기 때문에 다음이 기대된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경기 도중 관심을 끌었던 장면 중 하나는 골킥이나 프리킥 장면에서 자신에게 공을 달라고 손을 들어 적극성을 보인 요한 엘만더와 케빈 데이비스였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듯 매번 프리킥이나 골킥 찬스가 오면 서로 자신에게 패스해 달라고 욕심이 넘치는 제스처를 취하곤 했는데, 이청용은 비교적 조용했다. 이청용도 이들처럼 손을 높이 들어 욕심을 내보는 것도 팀 내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키고, 플레이에 대한 의욕도 보이기 때문에 때론 지금보다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됐던 하루였다.
볼턴(영국)|박영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