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로이스터 감독. [스포츠동아 DB]
“성적관리 한다는 오해 받기 싫다”
허벅지 부상속 삼성전 출전 강행
PS 염두 로이스터 “더이상은 No”
“성적 조절에 들어갔다는 오해는 받고 싶지 않다”던 다짐도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주위의 만류도 있었고, 무리하다가 더 큰 탈이 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오른 허벅지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 이대호가 9일 잠실 LG전 선발 라인업에서 끝내 제외됐다. 허벅지 부상속 삼성전 출전 강행
PS 염두 로이스터 “더이상은 No”
8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롯데 박영태 수석코치는 ‘고분분투’라고 했다. 오른쪽 허벅지가 좋지 않음에도 굳이 경기 출장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칭찬이었지만, 한편으론 우려의 시선도 담겨 있었다.
올시즌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이대호는 지난 7일 사직 넥센전 세 번째 타석 때 오른쪽 허벅지 통증이 생겼다. 직전 타석에서 중월 1점 아치로 시즌 42호 홈런을 때린 그는 6회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갑자기 덕아웃으로 향해 주위의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는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절뚝거리며 그라운드에 나선 그는 정상적으로 게임을 마쳤지만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8일 삼성전을 앞두고 출장 여부가 관심이 되자 이대호는 “괜히 성적 조절에 들어갔다는 오해는 받고 싶지 않다. 웬만하면 무조건 뛸 것”이라고 했고, 또 그라운드에 나섰다. 홈런 타점 등 5개 부문 1위는 사실상 확정된 상황. 그러나 타율과 출루율은 비록 선두에 있지만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처지라, 이 상황에서 게임에 나서지 않으면 ‘성적 유지를 위해 일부러 빠진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대호는 LG전을 앞둔 오후 3시께만 해도 “어제보다 상태가 훨씬 더 안 좋아졌다. 그래도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날 삼성전에서 빗맞은 행운의 안타를 때리기도 했지만 무사 만루에서 맥없이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어제 김무관 (타격)코치님께서 내 밸런스가 이렇게 완전히 무너진 건 처음 보신다고 하더라”며 상태가 극히 좋지 않음을 고백했다. 타격 할 때 중심을 잡아줘야할 오른쪽 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몸이 앞으로 쏠리게 돼 밸런스가 깨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그래도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각오는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과 박 코치 등 코칭스태프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코칭스태프는 이대호의 의지를 이해했지만 부상이 더 악화되지 않을지 걱정이 컸다. 사실상 4위를 굳혀 이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기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