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5월 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2002한일공동개최가 확정된 뒤 나가누마 켄 당시 일본축구협회장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함께 월드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단독 개최 유력했던 일본은 한숨만
총 20차례의 역대 월드컵 개최지 결정에서 투표를 진행한 것은 11차례였다. 단독 후보로 결정된 사례가 4번, 총회의 결정으로 개최지를 선정한 것이 5번이다.● 가장 치열했던 1회, 14회, 20회
월드컵 유치가 가장 치열했던 대회는 1회와 14회다. 당시 6개 국가가 유치를 원했고, 투표를 통해 개최지가 선정됐다.
1회 대회에서는 우루과이가 최종투표에서 27대5로 승리했다.
14회 때는 이탈리아가 행운을 안았다. 대륙별 개최 원칙 하에서 유럽 대륙에서 열리는 것으로 했고, 유럽의 6개 국가가 유치를 신청했다. 이탈리아는 투표를 거친 끝에 러시아, 유고슬라비아, 그리스 등을 제치고 월드컵 개최권을 손에 넣었다. 아프리카 대륙에 배정된 19회 월드컵 개최국 선정도 뜨거웠다. 남아공이 나이지리아, 모로코 등을 제쳤다. 모로코는 월드컵 개최를 위해 4번이나 문을 두드렸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 극적이었던 2002년 한일 공동개최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는 극적으로 결정됐다. 투표가 아닌 총회의 결정으로 공동개최가 이루어졌다. 일본이 일찌감치 유치를 선언한 반면 한국은 뒤늦게 뛰어들었다. 당시 상황은 일본 개최가 유력했다. 아벨란제 당시 FIFA회장은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그러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집행위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판도를 흔들었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2개 국가가 공동개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일본은 패한 느낌이었고, 한국은 사실상 승리를 거뒀다.
● 역대 2차례 개최국은 5개국
한국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다시 월드컵을 유치하려 한다. 이번엔 공동개최가 아니라 처음으로 단독 개최를 노린다. 역대 월드컵을 2번 개최한 나라는 모두 5개국이다. 이들 나라 가운데 프랑스가 유일하게 2번 모두 표 대결에서 승리해 개최권을 획득했다. 멕시코는 1970년 월드컵을 투표로 따냈고, 1986년에는 콜롬비아가 개최 포기를 선언하며 그 권리를 얻었다. 멕시코의 사례를 봤을 때 한국이 20년 만에 월드컵을 다시 유치하려는 시도는 결코 무리한 도전이 아니다.
취리히(스위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