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패배 털고 스마일 구슬땀 역시 이대호다”

입력 2011-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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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판 ‘자전거 탄 풍경’ 이제 구슬땀을 흘릴 뿐이다. 이대호가 사이판 전지훈련에서 자전거로 구장과 숙소를 오가고 있다. 이대호는 매일 50분간 페달을 밟으며 체중감량 효과도 노릴 계획이다.


롯데 양승호감독 “사이판 전훈 이대호는 지금…”
“살 뺀다며 매일 8㎞ 자전거 출퇴근
예상 밖 활기찬 모습 참 보기좋았다”
“충격이 작지 않았을 텐데, 곧바로 털고 일어난 모습이 대견스럽다. 역시 이대호답다.”

팀을 지휘하는 수장으로서 중심 선수의 연봉 계약 지연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그것도 다름 아닌 ‘타격 7관왕’ 이대호라면 더욱….

그러나 롯데 양승호(아래 사진) 감독은 처음부터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연봉조정신청을 앞둔 이대호가 먼저 면담을 요청했을 때도, “구단과 싸울 일이 있다면 선수도 싸울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이 끝나면 모든 것을 잊고 구단 소속 선수로서 훈련에 매진하면 된다”고 말했을 뿐이다.

사이판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양승호 감독은 23일, “역시 이대호”라고 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연봉조정에서 패했지만, 사이판 전지훈련 합류 직후부터 ‘평상시 이대호’의 모습 그대로 훈련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20일 대호가 사이판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김해공항에서 전화를 먼저 걸어왔다. ‘앞으로 훈련에만 매달리겠다’며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대호가 김해공항에서 사이판에 먼저 가있던 양 감독에게 전화한 시점은 조정위원회 결과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통보 받은 직후였다.

“직접 얼굴을 보니 예상 밖으로 더 밝고 활기찬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양 감독은 “마음 고생이 작지 않았을텐데, 많지 않은 나이에도 이를 쉽게 털어내고 곧바로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대호가 살을 빼겠다며, 자전거를 구입해 훈련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숙소에서 구장까지 8km거리다. 차로 2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대호는 (김)주찬이와 함께 50분 넘게 자전거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누가 지시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알아서 하는 모습이 역시 프로”라고 했다.

이대호는 사이판 도착 후 첫 훈련을 소화한 21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난 패배자지만 더 이상 일이 커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연봉조정위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뒤 “이번엔 내가 졌다. 그런 만큼 더 칼을 갈겠다”고 했다.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 이번 아픔을 빼어난 성적과 기록으로 스스로 치유하겠다는 다짐이었고, 자발적인 ‘자전거 출퇴근’은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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