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부상 없었다면 난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입력 2011-02-0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눈감은 캡틴 박지성이 31일 열린 대표팀 은퇴 기자 회견에 앞서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 때문에 잠시 눈을 감고 있다.

5년전 무릎수술 후 자주 힘들어…11년간 태극마크…자랑스럽다
캡틴의 대표팀 은퇴 속사정

박지성(31·맨유)이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박지성은 1월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내 입으로 대표팀 은퇴를 공식적으로 처음 이야기한다. 11년 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던 것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너무 행복한 일이 많았다”고 박지성은 운을 뗐다.

이어 “이른 나이지만 (은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나보다 이정수 등 나이 많은 형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좋은 상황에서 대표 은퇴를 할 수 있게 배려해준 협회 관계자들과 조광래 감독님,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엄청난 취재진에 둘러싸인 탓인지 연속적으로 어색한 웃음을 지은 박지성은 “대표팀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한국축구를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은퇴를 결심한 이유로 부상을 꼽았다. “내가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겠지만 대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체력적인 부분에도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쉽지만 현 상황에서 한 결정을 스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던 박지성은 최근 들어 같은 부위에 이상이 자주 발생했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치르면서도 무릎에 이상이 발생해 훈련이나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허벅지 부상 때문에 월드컵 직전에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한일전에서도 무릎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그는 이번 대회 도중에도 무릎에 물이 차는 등 상태가 좋지 못해 3∼4위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무릎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혹사 논란도 있었다.

A매치를 위해 영국에서 한국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박지성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대표팀에 합류시켜 선수생명을 단축시킨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지역적인 특성상 유럽과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지만 남미 선수들도 많은 시간 이동을 하는 어려움이 있긴 마찬가지다. 한국축구가 세계와 싸우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A매치 경기를 하는 등 조절을 잘한다면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박지성은 “내가 대표팀에서 했던 모든 부분에 대해 후회가 없다.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부상과 체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대표팀을 은퇴한다는 자체가 아쉽다”고 말했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