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면 1000개 다시…‘SK 지옥캠프’ 단내 풀풀

입력 2011-0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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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도 그림의 떡…“잠만 잔다” 푸념
김성근 감독 매일 야간훈련 강공드라이브
#SK의 오키나와 캠프 숙소는 온나손에 위치한 카프 리조트 콘도다. 베이스캠프인 구시카와 구장에서 멀리 있지만 시설이 워낙 좋다.

박경완은 “WBC 때 썼던 호텔 빼고는 묵었던 호텔 중 가장 좋다”고 평했다. 침실이 4개나 있고, 거실을 경계로 방 구조로 돼 있어서 2인 1실이어도 전혀 부대끼지 않는다. 수영장도 딸려있다. 그러나 SK 선수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호텔이 좋으면 뭐하냐? 잠밖에 못 자는데”라는 푸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SK는 16일 오키나와 도착부터 매일 야간훈련을 해왔다. 도착일 야간훈련은 2007년 김성근 감독의 ‘양복 훈련지휘’이래 SK에서 당연지사처럼 됐다.

원정 가서 평가전을 하면 호텔이 아니라 구시카와로 와서 조명탑 켜고 훈련한다. 더 어두워지면 실내연습장으로 간다. 22일이 휴식일로 잡혀 있지만 기대하는 분위기는 없다.

#20일 오키나와에는 비가 내렸다. 그러나 코치와 선수, 특히 타자들의 얼굴은 더 울상이었다. 훈련장소가 실내연습장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저녁 6시30분까지 쉼 없이 치고받아야 된다.

동선이 좁아지니 김 감독이 오래 머물 수밖에 없고, 훈련 강도는 더 강해진다. 은근히 야수들이 투수를 일컬어 “귀족”이라며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불펜에 들어가면 투수들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 된다. 투수들은 “우리도 도구로 던지는 거였다면 특투 1000개씩은 했을 것”이라고 안도 아닌 안도를 했다.

#SK 김강민은 17일 니혼햄전에서 번트 실수를 했다. 다음날 김강민은 번트 1000개를 지시받았다. 이광길 코치는 “우리는 실수하면 무조건 1000개”라고 했다. 18일 훈련 도중 잠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호준, 정근우, 최동수는 바로 야구장 출입금지를 당했다. 19일 주니치와 평가전도 데려가지 않았다. 셋은 20일에야 슬그머니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자청’했다. 김 감독은 오후에야 왕복 달리기 20회 지시로 일종의 ‘사면’을 했다.



SK 캠프의 숨막히는 정경들이다. 그 키워드는 긴장이다. 김 감독은 “자기가 어떤 선수인지를 알아야 된다. 레벨을 높이기 위해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자족하지 말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공 드라이브를 거듭 예고했다.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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