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시진 주가폭등…‘엔씨에 뺏길라’ 입도선매

입력 2011-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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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시진 감독(오른쪽)이 이장석 대표와 3년 재계약에 합의한 뒤,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 대표와 김 감독의 신뢰관계는 야구계에서 흔히 보기 힘든 공고함을 자랑한다. 사진제공 | 넥센 히어로즈

조기 재계약 왜?
3년 총액 12억원…2014년까지 지휘봉
넥센 ‘이적·레임덕 원천봉쇄’ 2중 효과


넥센은 29일 “김시진(53)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12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히어로즈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의 계약기간은 당초 올 시즌까지였다. 당시 계약조건은 3년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 하지만 재계약을 하면서 몸값은 50%나 뛰었다. 이로써 김 감독은 2014년까지 넥센 지휘봉을 잡게 됐다.


○치솟은 김시진 감독의 주가…타 팀에서도 눈독

김 감독은 히어로즈 사령탑 부임 이후, 어려운 여건의 선수단을 큰 잡음 없이 잘 이끌어 왔다. 투수조련사로 명성을 떨쳤던 코치시절에도 그랬듯, 넥센에는 영건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졌다. 또 트레이드 등으로 악화된 여론 속에서 구단의 든든한 방패역할까지 수행하며, 구단 이미지 재고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런 김 감독에게 새 사령탑이 필요한 타 구단들도 군침을 흘렸다. 제9구단 엔씨소프트의 새 사령탑 하마평에도 김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지난시즌 종료 직후, 지방 모 구단은 구단 수뇌부까지 직접 나서 ‘김시진 영입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 의리를 중시하는 김 감독은 정중하게 이 제안을 거절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이유도 있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이미 김 감독이 넥센 이장석 대표이사와 재계약에 대해 충분한 교감을 나눴기 때문이었다.


○감독∼사장 신뢰관계 천명

이 대표는 이미 2009년 12월 이택근을 LG로 트레이드 한 직후, 김 감독에게 “미래를 보고, 팀을 더 맡아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약 3주 뒤 김 감독 역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로써 재계약은 ‘사실상’ 성사됐다. 계약조건에 대한 세부적인 조율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이 대표는 “감독님께 한번도 제대로 된 전력을 만들어드린 적이 없어서 죄송했다. 감독님께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다”며 김 감독에게 무한한 믿음을 보냈다. 김 감독 역시 트레이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팀의 존립이 우선이다. 야구에 대한 이 대표의 열정을 믿는다”며 상호신뢰를 확인했다.

넥센은 29일 재계약을 공식화함으로써, ‘김 감독을 탐내는 타 팀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고, 선수단 내부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레임덕 현상’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2중 효과를 누리게 됐다.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하는 김 감독은 훨씬 가벼운 어깨로, 자신의 리더십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아직 팀이 성장하는 단계이므로 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장기계약이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임기 5년째인 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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