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만에 득점 시동 지동원 “부담 훌훌…이젠 몰아치기”

입력 2011-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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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수원전 조커 출격 시즌 1호 동점골
드디어 터졌다.

토종 골게터의 계보를 잇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 지동원(20·사진)의 발끝이 마침내 불을 뿜었다. 지동원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2분 지동원은 상대 진영을 30여 미터 단독 드리블한 뒤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동점 골을 뽑아 2-1 짜릿한 역전승의 밑거름을 놨다. 시즌 개막 직전 오른쪽 무릎 부상을 입은 이후 골이 터지지 않아 절치부심했던 지동원은 큰 모션으로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골 가뭄을 해갈한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시동을 건 골잡이 몰아치기 가능할까.

지동원의 침묵이 길어져도 전남 정해성 감독은 “한 번 터지면 괜찮아질 것”이란 한 마디로 마음고생이 심할 제자를 위로했다. 정 감독은 제자에게 골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 사령탑의 든든한 믿음은 8경기 만에 결실을 맺었다. 무엇보다 첫 골이 더욱 반가운 것은 지동원이 득점포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사실이다.

K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한 지난 시즌 득점 패턴을 보면 지동원은 총 8골을 넣었는데 5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하고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3경기를 쉬고 한 골을, 또 4경기 쉬고 2경기 연속 골, 이후 3골을 한 경기 걸러 꾸준히 넣었다. 지동원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몰아치기 득점포로 금메달보다 값졌던 동메달을 홍명보호에 안겼다.

지동원은 수원과의 경기 직후 “2년차 징크스는 없다. 그 동안 체력과 근력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 골로 기분이 홀가분해졌다”며 밝게 웃었다.


○달라진 지동원 활용법

수원전 킥오프를 앞두고 정 감독은 “당분간 지동원을 조커로 기용할 계획이다. 요즘 각 팀들이 수비를 두텁게 세우는 추세라서 전반부터 출전하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선택은 주효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지동원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서 멋진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지동원은 공수를 깊숙이 오가며 안정된 볼 키핑과 공중볼 작악 등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정 감독은 “상대는 우리와 만나면 지동원만 제대로 봉쇄하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부담이 큰 결정이었지만 지동원의 조커 투입이 일단은 성공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동원이 이번 골로 무거운 짐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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