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공격도 수비도 명품…그래서 김상현!

입력 2011-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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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스포츠동아DB

SK전 2점홈런 등 홀로 3타점…해결사 부활
조범현감독 흔들림 없는 믿음에 마침내 보답
8회말엔 홈런성 타구 몸 날려 잡아 박수갈채
2011년 6월 3일 문학에서 김상현의 모습은 MVP에 올랐던 2009년 모습 그대로였다. 오히려 최고 수준의 외야수비가 더해진 최고의 타자, 최고의 좌익수였다.

김상현은 5월 20일 고향 군산에서 허리부상을 입은 후 최상의 상태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조용히 땀을 쏟았다. 더 이상 무릎 부상의 영향을 받기 싫어 겨울 전지훈련에서 체중을 8kg이나 줄일 정도로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좀처럼 타격 밸런스를 찾지 못해 4∼5월 내내 맘고생이 심했다.

2009년 자신의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실책을 100개 해도 괜찮다”며 주전으로 기용한 조범현 감독은 또다시 흔들림 없이 김상현을 5번에 고정했다. 병살타를 치고 삼진을 당해도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오늘 안타를 못 쳐도 상관없다. 타이밍만 맞춘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서라. 곧 정상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격려가 이어졌다. 김상현은 “감독님께 제일 죄송하다”며 배트 무게도 바꿔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뜻밖의 부상으로 10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시 돌아온 5월 31일 잠실 LG전, 김상현은 날카롭게 배트를 휘두르며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일에는 시즌 5호 2점 홈런을 때리며 확실한 상승세를 보였다.

팀이 선두 추격을 각오한 6월초에 만난 1위 SK와 첫 경기. 김상현은 이범호의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6회초 2사 1·2루에서 SK의 추격을 뿌리치는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찬스를 살렸다. 그리고 2-0 아슬아슬한 살얼음 승부가 이어진 8회초 1사 1루에서 SK 윤희상을 상대로 비거리 125m, 좌월 2점 대형홈런을 터트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던 SK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는 홈런이었다. 2009년 대활약으로 얻은 별명, ‘해결사’에 걸맞는 팀이 꼭 필요할 때 터진 한 방이었다.

그리고 공수가 바뀐 8회말 김상현은 이번에는 수비로 다시 ‘해결사’가 됐다. 1사 후 SK 대타 박재홍은 바뀐 투수 심동섭을 상대로 왼쪽 펜스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끝까지 쫓아간 김상현은 높이 뛰어 올라 펜스 바로 위에서 공을 잡고 떨어졌다. 김상현은 펜스에 부딪히고 땅에 떨어진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지만 직접 걸어서 덕아웃으로 이동했다.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김상현!”을 연호하며 큰 환호를 보냈다. 김상현은 교체 직후 목에 통증을 느껴 구장 인근 유비스 병원으로 이동했다.

문학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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