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KIA 이범호 “용규·선빈아 100타점 도와줘”

입력 2011-06-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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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사 최희섭, 김상현이 없어도 KIA에는 이범호가 있다. 데뷔 후 한 번도 이룬 적 없는 3할-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뛰고 있는 그의 ‘꽃미소’에 KIA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 이범호가 생애 최고의 야구를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6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1, 12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벌써 70안타와 45득점을 올렸고 결승타도 10개나 때렸다. 스윙이 간결해지면서 정확도가 높아졌고 수싸움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54타점의 절반이 넘는 29타점을 투아웃 이후에 쓸어담을 만큼 집중력도 대단하다. 이범호의 올시즌 목표는 3할과 30홈런, 100타점이다. 30홈런과 100타점은 2000년 데뷔후 한번도 이룬 적이 없는 꿈의 기록이다.

“지난 10년 동안 팬들이 기억하던 이범호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범호는 앞으로 4∼5년이 자신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4∼5년 꾸준하게 100타점을 올리는 ‘100타점 이범호’가 그의 진정한 꿈이다.

▶이범호가 말하는 이범호

“홈런 욕심 버리고 짧은 스윙…찬스에 강해졌죠”

○목표를 바꿨다

2000년 한화에 입단했을 때부터 꿈은 30홈런-100타점이었다.

하지만 그는 단 한번도 30홈런과 100타점을 시즌 목표로 잡지 않았다. 통산 172개의 홈런을 치고 올해까지 9년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때렸지만 해마다 25홈런과 80타점이 그의 목표였다.

올해 그는 목표를 바꿨다. 생애 첫 30홈런과 100타점이다. 목표가 바뀌자 생각도 바뀌었고 준비도 달라졌다. “한화에서는 홈런욕심이 많아 스윙이 컸어요. 찬스에서 좀 더 정확해져야겠다 생각했죠.” 스윙을 좀 더 간결하게 했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큰 스윙을 하고 불리할 때는 짧은 스윙으로 단타를 노렸다. 올해는 생애 첫 100타점이 가장 큰 목표다. “우리팀 테이블세터(이용규∼김선빈)가 최고니까 100타점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바꿔야 한다

한화에서 뛰던 2009년 여름부터 이범호는 변하기 시작했다.

“WBC를 통해 수준높은 투수들을 상대하다 보니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본 다르빗슈의 슬라이더나 이와쿠마의 포크볼은 큰 스윙으로 쳐내기 쉽지 않았다. 2010년 일본에 진출해서도 이범호의 변신은 계속됐다.

“타격코치와 스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방망이의 헤드가 큰 원을 그리며 돌아나오던 스윙을 좀 더 짧고 간결하게 했다.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그의 스윙 교정은 계속 진행됐다. 시즌에 들어가자 우선 타이밍이 좋아졌다.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아졌고 찬스에서 타점을 놓치지 않았다. “제가 통산 타율이 2할7푼이 안되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어떤 공도 칠 것같습니다.”

○야구를 알 것 같다

이범호가 야구에 눈을 떴다.

“과거 선배들이 했던 말, 타격코치가 했던 말, 수비코치가 했던 말들이 지금 이해가 됩니다.”

예전에는 그저 시키는대로만 했다.

“한화시절 장종훈 코치께서 늘 말씀하셨죠. 범호야 몸쪽은 낮은 공을 쳐라.”자신의 스윙으로 몸쪽은 낮은 공을 쳐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사실을 그때는 잘 몰랐다.

올해 이범호의 타율 0.321는 생애 최고의 성적이다. 2004년 0.308 이후 두번째 3할이다. 타점은 2009년 79타점을 넘어 생애 첫 100타점을 노리고 있다. 70안타와 45득점도 역대 최고 페이스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그가 주는 무게감이 달라졌다. 볼넷을 50개나 골라냈다.

출루율이 0.446이다. 지금까지 그는 한 번도 그는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수비도 좋다. 올해 골든글러브가 유력하다. 64경기에서 그는 아직 실책이 한 개도 없다. 그는 40세까지 선수생활을 꿈꾼다. 지금부터 4∼5년이 전성기가 될 것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300홈런


2006년 딱 한번 한국시리즈에 나가서 삼성에게 졌다.

“한국시리즈는 프로야구 선수 최고의 무대잖아요. 꼭 우승해보고 싶죠.”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10번이나 했다. 올해도 막강 선발진과 최고의 테이블세터, 그리고 이범호가 있어 기대가 크다. 300홈런은 그의 가장 큰 꿈이다.

“40세까지 몸관리 잘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해 30홈런도 꼭 쳐보고 싶구요.”

▶조범현 감독이 말하는 이범호


“기대보다 더 잘해…하하하”

처음부터 범호에 대한 믿음이 컸다. 공수에서 팀의 중심이 될 걸로 믿었고 기대보다 더 잘해주고 있다. 타격도 좋지만 수비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이후 이렇다할 슬럼프가 없었다.

몇 번 걱정을 했는데 그때마다 빠르게 부진에서 벗어났다.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치유능력이 있고 정신적으로도 강해진 것 같다.

▶상대팀 포수가 말하는 이범호

“한방+정교함…어찌 막나?”

○삼성 진갑용=
공을 너무 잘 본다. 2년전보다 훨씬 스윙이 빠르고 간결해졌다. 몸쪽에 약점이 있었는데 올해는 몸쪽도 쳐내고 있다. 한단계 발전한 느낌이다. 범호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다음타자 컨디션을 살피게 된다. 옛날에는 한방은 있어도 정교한 맛은 없었는데 올해는 타율이 너무 높다.

○롯데 강민호=
2009년 WBC 결승에서 범호형이 다르빗슈에게 9회 동점타를 쳤던 기억이 새롭다. 올해는 볼카운트에 따라 범호형의 스윙이 다르다. 홈런타자도 됐다가 테이블세터처럼 작은 스윙도 한다. 한화 때는 유인구에 속기도 했는데 올해는 선구안도 좋다. 어떻게 막아내야할지 고민이다.

○이범호는?

▲생년월일=1981년 11월 25일
▲출신교=대구수창초∼경운중∼대구고
▲키·몸무게=183cm·93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0 신인 드래프트 한화 2차 1번(전체 8번) 지명
▲프로경력=2000년 한화∼2010년 소프트뱅크(일본)∼2011년 KIA
▲2011년 성적(20일 현재)=64경기 218타수 70안타(타율 0.321) 12홈런 54타점
▲2011년 연봉=4억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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