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이만수 감독 느린 발은 불행 중 다행?

입력 2011-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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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대행 캐리커쳐

“만약 그 때 따라잡았더라면, 그것도 골치 아플 뻔 했죠.”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유난히 사구를 많이 맞았다. 워낙 빼어난 타자였던 데다, 헐크라는 별명처럼 액션도 큰 덕분(?)에 상대팀 투수의 공공의 적(?)이 되곤 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그는 잠시 사구에 대한 옛 추억을 더듬었다.

삼성 시절, 쌍방울 상대투수였던 박석진에게 연달아 두 번 사구를 맞았고, 두 번째 볼은 헬멧을 맞고 나니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더란다. 그래서 갑자기 마운드로 달려 나갔는데, 한참 후배인 박석진은 대응하는 대신 ‘36계 줄행랑’을 쳤다.

평소 걸음이 빠르지 않았던 이 대행은 열심히 쫓아갔지만 결국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힘이 부쳐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이 대행은 “하기야 선배 입장에서 그 때 따라잡았다고 해도 때릴 수도 없고…”라고 말꼬리를 흐리다가 주변에서 ‘후배가 맞장을 뜨면 그것도 망신 아니냐’는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맞아요. 그러니까 그 때 못 쫓아간 게 불행 중 다행이었던 거에요”라며 웃었다.

문학|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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