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이을용…춤과 눈물이 어우러진 마지막 그라운드

입력 2011-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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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이을용. 스포츠동아DB

2002월드컵 4강 주역…대구전 풀타임 출전 작별인사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캡틴입니다, 사랑합니다!’

23일 강릉종합운동장에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3년 간 강원의 큰 형님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을용(36)의 현역 생활 마지막 걸음을 격려하기 위해 강원 홈 팬들이 준비한 작별의 문구였다.

이날 강원은 대구를 1-0으로 물리쳤다. 올 시즌 3번째 승리에 이을용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힘을 보탰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 강릉 제일고를 졸업한 뒤 실업팀 한국철도와 상무를 거쳐 1998년 부천SK(제주의 전신)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이을용은 13시즌 동안 K리그 290경기에서 13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이을용의 풀타임 출전은 의외였다. 자랑스러운 후배에게 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한 강원 김상호 감독의 배려였다.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강원 동료들은 이을용을 일제히 얼싸안으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마지막 무대에서 이기면 춤을 추겠다”던 이을용은 그 약속을 지켰다.

고별 세리머니에서 한동안 눈시울을 붉힌 채 말을 잇지 못하던 이을용은 “고향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다시 강원에 돌아오겠다. 잠시 자리를 비우지만 앞으로도 계속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2의 삶으로 지도자를 택한 이을용은 은사 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이 있는 터키로 연수를 떠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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