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 스포츠동아DB
정민철 코치가 본 ‘박찬호표 커터’
양키스 리베라 비법 직접 전수 받아
직구와 같은 궤적…빠르게 휘어 나가
포심과 스피드 차 5km 이내가 관건
컷패스트볼이 화제다. 한화 박찬호(39)가 ‘비장의 무기’로 공표한 덕분이다.
박찬호는 3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컷패스트볼(커터)에 매력을 느꼈다. 계속 연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커터가 잘 구사된다면 체인지업이나 투심 혹은 싱커의 위력이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특정 구종을 언급하면서 “잘 던지고 싶다”고 표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마운드에서도 실력을 발휘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왜 하필 ‘커터’였을까. 이유가 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4일 “박찬호가 처음부터 커터를 던진 것은 아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제이미 모이어를 만나면서 관심을 가졌고,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비법을 전수 받았다”면서 “둘 다 커터의 대가들이다. 베테랑 박찬호의 커터는 충분히 국내에서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찬호는 왜 커터를 던질까
커터는 한국에서 보편화된 구종이 아니다. 제대로 던지기도 어렵다. 정 코치는 “두산의 니퍼트나 예전 리오스 같은 용병들, 그리고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두산) 정도가 커터를 제대로 던진다. 국내 선수들이 익히기 시작한 것도 불과 4∼5년 전”이라면서 “일본보다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더 선호하고 잘 던진다. 커터에 생소한 국내 타자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터는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가 바깥쪽(우타자 기준)으로 빠르게 휘어져 나간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투심패스트볼과 섞어 던지면 위력이 더 커진다. 정 코치는 “커터가 잘 들어가면 히팅 포인트에서 우타자는 방망이 바깥쪽에, 좌타자는 안쪽에 빗맞게 된다. 땅볼을 유도하기 좋다”면서 “커브나 포크볼과 달리 횡으로 휘어지는 변화구이면서 슬라이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맨’ 박찬호의 ‘필살기’로 기대되고 있는 컷패스트볼의 궤적과 로케이션. 사진은 그래픽을 합성한 가상 대결 장면이다.
● 정통파 팔각도를 유지하라
박찬호가 커터를 잘 던지려면 던지는 팔의 각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찬호는 텍사스 시절부터 서서히 팔각도를 스리쿼터에 가깝게 낮췄다. 부상과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였다. 하지만 커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 꽂는 힘이 필요한 구종이다. 정 코치는 “공을 잡고 던질 때 최대의 힘을 쓸 수 있는 위치(파워 포지션)가 오른쪽 귀 아래로 내려와서는 안 된다. 정통파 투수의 팔각도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찬호가 홈페이지에 “작년부터 팔을 평소보다 조금 더 올려봤다. 내년에도 팔각도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이유다.
스피드도 관건이다. 리베라는 포심패스트볼(일반 직구)과 커터의 구속 차이가 시속 3∼4km에 불과하다. 정 코치는 “박찬호 역시 스피드 차이를 5km 이내로 줄여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올시즌 박찬호의 커터를 유심히 지켜봐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컷패스트볼(Cut Fastball)은?
컷패스트볼(커터)은 타자 바깥쪽(오른손 투수·오른손 타자 기준)으로 살짝 휘어져 나가는 공이다. 속도는 직구보다 적게는 3∼5km에서 많게는 5∼7km까지 느린 편. 직구와 비슷한 속도와 궤적으로 날아오다 홈플레이드 부근에서 옆으로 꺾이는데, 직구보다는 더 휘어지고 슬라이더보다는 덜 휘어진다. 이 때문에 타자들이 방망이 중심에 맞추기 힘들고 배트가 자주 부러지는 구종으로 꼽힌다. 던지는 방법은 직구와 거의 비슷하지만 중지 끝에 힘을 더 많이 실어서 공 끝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한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가 커터를 주무기로 삼는 대표적인 투수로 꼽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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