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했던 자일…100kg 짜리 이삿짐 들고온 까닭

입력 2012-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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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 사진제공 | 제주

집 나갔던 자일(24·사진)이 돌아왔다.

작년 여름 제주 유나이티드를 무단이탈했던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자일이 6일 귀국해 팀 훈련에 합류했다.

자일은 작년 초 제주와 2년 계약을 맺었다. 기술이 좋고 시야가 넓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시즌 초반 부상이 겹치고 수비력에도 문제를 드러내며 중용되지 못했다. 통역이 코칭스태프의 의중을 선수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갈등까지 불거졌다. 작년 시즌 중반 제주 박경훈 감독이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며 자일에게만 개인훈련을 지시한 게 도화선이 됐다. 폭발한 자일은 감독, 구단과 상의 없이 브라질로 돌아가 버렸다.

여러 차례 설득에도 자일의 마음이 바뀌지 않자 제주는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했다. 자일은 반 년 가까이 소속 팀도 구하지 못한 채 방황했다. 선수나 구단 양 쪽 모두 피해를 보는 싸움이 이어졌다. 양 측은 다시 한 번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고, 결국 자일은 작년 말 한국에 들어와 “잘못했다. 열심히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주도 깊어진 감정의 골을 뒤로 한 채 받아들였다. 제주는 자일의 연봉을 조금 낮추는 대신 1년 계약을 더 연장키로 했다. 선수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나중에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여지도 남겨 놨다.

자일은 제주로 오며 브라질에서 100kg가 넘는 짐을 가지고 왔다. 구단 관계자는 “한국 적응에 대한 자일의 남다른 의지가 엿 보인다”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박 감독도 “기량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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