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등판에 이어 7일 두 번째 연습경기 등판에서도 박찬호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투수의 관록은 역시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스포츠동아DB
LG와의 두번째 연습경기
강풍·폭우속 1.2이닝 비자책 1실점
2루수 실책 뒤 1·3루선 병살타 유도
선발 류현진도 3이닝 3K 무실점 쾌투
바람·비·실책. 박찬호(39·한화)가 2번째 연습경기에서 삼재(三災)를 뚫고,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의 관록을 보여줬다.
박찬호는 7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3-0으로 앞선 4회말 등판해, 1.2이닝을 1안타·1탈삼진·1사구·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투구수는 20개. 직구(11개), 커브(4개), 슬라이더(2개), 서클체인지업(2개), 투심패스트볼(1개)을 고루 던졌고, 직구최고구속은 144km를 찍었다. 지난달 29일 SK와의 연습경기 최고구속은 146km. 경기는 한화가 5-1로 앞선 5회말 2사1루에서 우천 취소됐다. 선발 류현진도 3이닝 2안타·3탈삼진·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54개. 직구 최고구속은 첫 번째 연습경기 때보다 3km 빠른 148km였다.
○비·바람 뚫은 베테랑의 관록
7일 이시카와구장. 하늘에서는 깃발이 세차게 펄럭였고, 땅에서는 쓰러졌던 풀잎이 일어서기도 전에 다시 몸을 누이고 있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비나 더위보다 투수가 더 예민한 것이 바람이다. 바지만 펄럭여도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5회에는 폭우까지 내렸다.
하지만 박찬호는 낙차 큰 커브로 5회 선두타자 최현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5회 윤진호에게 내준 몸에 맞는 공은 폭우로 경기 중단 직전 나온 것이었다. 3이닝(약55개)을 투구할 예정이던 박찬호는 우천취소에 아쉬워하며, 불펜에서 50개의 공을 더 던졌다. 그는 “비가 오니까 몸이 좀 무겁긴 한데, 이런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관록을 엿보게 했다.
○실책위기에서 빛난 투심과 책임감
4회 등판하자마자 선두타자 윤요섭에게 안타를 내준 박찬호는 2루수 실책으로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2루수 이학준이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면, 병살타로 연결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병규(7번)를 맞아 좌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투심패스트볼로 6∼4∼3병살타를 만들었다. “포심패스트볼 다음,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할 생각 이었다”는 것이 경기 후, 그의 설명이었다.
한화 정민철 코치는 “투수는 어느 상황에서도 약하고, 쫓기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야수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일구일구 기합을 넣는 모습에서 야수들은 신뢰를 느끼고, 더 집중한다”고 말한다. 박찬호가 류현진을 “대한민국 최고투수”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도 “마운드 위에서의 자신감과 편안함”이다. 박찬호를 상대한 LG타자들은 “공격적으로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화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류현진의 향후 등판 계획에 대해 “한국에 돌아간 이후가 될 것이다. 투구수를 조금씩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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