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도 착착…난공불락 ‘윤석민 슬라이더’

입력 2012-05-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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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강철 코치가 본 윤석민의 3가지 호투비결

1. 슬라이더 : 안보고도 스트라이크 던지는 수준
2. 직구 : 150km 강속구, 변화구와 적절히 구사
3. 밸런스 :작은 체구에도 하체 흔들림 전혀 없어


KIA 윤석민(26·캐리커처)이 올 시즌도 대한민국 대표 우완 에이스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비록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2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2번의 승리를 모두 완투승(4월 17일 목동 넥센전 9이닝 1실점·5월 11일 광주 두산전 9이닝 무실점)으로 장식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코치와 선수로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고 가장 가까이서 성장 과정을 지켜본 조력자, 이강철(46) 투수코치는 13일 광주 두산전에 앞서 제자의 호투 비결을 슬라이더, 직구, 밸런스 3가지로 꼽았다.


○나도 부러운 슬라이더

현역시절 커브의 달인이었던 이 코치도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탐날 정도다. “눈 감고도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시즌 첫 승과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14개)을 기록했던 4월 17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투구수 103개 중 슬라이더만 45개였다. 전체의 43.7%나 되는 비율이다. 이 코치는 “그날 슬라이더가 완벽하게 긁혔다”며 “류현진의 체인지업처럼 (윤)석민이의 슬라이더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구종이다. 직구 스윙으로 던져 구속이 빠른데 각도 예리하다. 타자들이 공략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변화구 좋으려면 1조건이 직구

그러나 “아무리 슬라이더가 좋아도 직구가 안 좋으면 무용지물”이라고 경고했다. 이 코치는 “지난해 다승왕(17승5패·방어율 2.45)을 할 때도 직구 비율이 높은 경기가 결과가 좋았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제(11일 광주 두산전·직구 54.6%)도 그랬고 직구를 많이 던진 경기에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7이닝 5실점한 4월 24일 광주 한화전에서 직구비율이 41.1%로 변화구(58.9)에 비해 떨어졌고, 5.2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던 4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직구 46.8%, 변화구 63.2%였다. 이날은 총 투구수 103개 중 슬라이더(31), 체인지업(18)만 무려 50개를 던졌다. 이 코치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아무리 좋아도 타자의 노림수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맞아나간다”며 “직구가 들어가야 상대가 흘러나가는 볼에도 방망이가 나오기 마련이다. (윤)석민이 역시 슬라이더를 유용하게 쓰려면 무조건 직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땀방울로 만든 최상의 밸런스

이 코치와 윤석민은 체격이 크지 않지만 빠른 볼을 던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김진우와 같은 체격에 (윤)석민이의 제구력을 갖췄다면 초특급 투수가 됐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마른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밸런스다. 이 코치는 “(윤)석민이와 나처럼 체구가 작은 투수는 (투구)밸런스가 생명이다”며 “(김)진우와 같은 투수는 제구가 좀 안 돼도 힘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데 (윤)석민이는 다르다. 스스로 몇 년 간 밸런스 잡는 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고, 특히 하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쉽게 던지는 것 같은데 구속이 150km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밸런스가 좋다는 얘기”라며 “선수가 밸런스를 잡기 위해 애를 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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