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용훈, 부정투구 의혹… ‘치아로 공을 물어 뜯어’

입력 2012-06-11 08: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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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물어 뜯고 있는 롯데 이용훈. 사진=해당 경기 캡처

[동아닷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이용훈(35)이 부정투구 의혹에 휩싸였다.

이용훈은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막판 KIA의 추격이 거세지자 8회 무사 1루 상황에 등판해 삼진과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

이날 경기에서 논란이 된 것은 마운드에 오른 직후 롯데 주형광 투수코치와 포수 강민호(27)가 모두 마운드에 있던 시점에서 벌인 이용훈의 행동.

마운드에 올라 주 코치에게 공을 건네받은 이용훈은 공을 입에 가져다 댔고 이내 치아로 공을 여러 차례 물어뜯는 행동을 취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 역시 당황한 듯 이용훈의 행동을 지적했으나 아무런 제재 없이 경기는 지속됐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야구 규칙 8.02를 살펴보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에 상처를 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는 공에 상처가 날 경우 투수에게 매우 유리해지기 때문. 공의 실밥 부분에 상처가 나거나 침 또는 이물질이 뭍은 채 투구하면 변화구의 경우 꺾이는 각도가 커지며, 패스트볼은 상당한 무브먼트를 갖게 된다. 한마디로 투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

때문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1921년 전면적으로 이른바 스핏볼을 금지 시켰다. 스핏볼을 합법적으로 던질 수 있었던 마지막 투수인 벌리 그라임스는 정당한 방법으로 투구할 시 평범한 투수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1960~70년대 메이저리그를 풍미했던 게일로드 페리는 이 같은 스핏볼을 교묘한 방법으로 이용해 통산 314승을 거두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기까지 했다. 야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페리가 부정투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밝혀내지 못하기도 했다.

롯데 이용훈. 스포츠동아DB

이와 같은 이용훈의 부정투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용훈은 이번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물론 지난 2008년 이래 상습적으로 공을 물어뜯는 행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한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것.

하지만 경기장에 있던 그 누구도 이용훈의 행동을 문제 삼지 못했다. 10일 역시 마운드에 함께 있던 주 코치와 강민호는 물론 심판위원 4명, 3루 덕아웃의 KIA 선수와 코칭스태프마저 이와 같은 부정투구를 지적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사후 예방을 위해서라도 징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구 규칙상에는 이와 같은 부정투구가 적발 될 시 한차례 경고 후 재 적발 당할시 퇴장 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는 수위가 매우 약하다. 통상 메이저리그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경우 1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이용훈은 지난해에도 SK 와이번스의 정근우(30)에게 빈볼을 던진 후 퇴장 조취를 당해 구단으로부터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은 경험이 있다.

지난해 9월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퓨쳐스리그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며 ‘퍼펙트맨’이라는 영광스런 별명까지 얻었던 이용훈. 이와 같은 영광 속엔 부정투구가 숨어있던 것은 아닐까?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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