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멕시코전 경기장, 파주 NFC와 유사
짧고 단단한 잔디에 바람도 거의 없어
선수들 “실수만 안하면 8강 문제없다”
홍감독 “멕시코 약한 수비 파고 들 것”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 체크에 나섰다. 잔디를 밟아보고 가볍게 조깅을 하더니 볼을 달라고 해 튀겨보며 리프팅을 했다. 23일(한국시간) 뉴캐슬대학 코크레인 파크 스포츠클럽에서 벌어진 올림픽팀 오후 훈련 직전의 장면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보다 먼저 나와 잔디를 꼼꼼히 살펴본 뒤 직접 체험까지 나섰다. 한가롭게 묘기를 부리는 게 아니다. 생존 전략 중 하나다. 홍 감독의 이런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왜 그라운드에서 땀 안 흘리나
홍 감독은 평소 선수들 훈련에 동참하지 않는 편이다.
K리그 몇몇 젊은 감독들은 선수들과 함께 패스게임 등으로 땀을 흘리며 동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홍 감독은 반대다. 사령탑으로 지켜야할 선을 넘지 않는다. 그의 이미지에 풍기는 카리스마 때문만은 아니다. 훈련을 집중적으로 보기 위해서다. 패스 게임 하나에도 면밀하게 선수들 컨디션을 살핀다.
이날 홍 감독의 소탈한 모습은 의외였다. 사실 홍 감독은 뉴캐슬에 도착했을 때부터 잔디에 많은 신경을 써 왔다. 영국 잔디는 대체로 길고 무르다. 푹푹 빠지는 느낌이 강해 체력소모도 많고 볼의 속도도 생소하다.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올림픽팀이 뉴캐슬에 도착하니 상황은 또 달라졌다. 이곳 훈련장은 잔디가 비교적 잘 가꿔져 있었다. 그라운드는 짧고 단단했다. 올림픽팀이 출국 전 줄곧 훈련했던 파주 NFC의 잔디와 비슷하다. 26일 밤 10시30분 멕시코와 운명의 1차전이 벌어질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잔디상태도 훈련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잔디 만큼은 일단 한시름 놨다.
잔디와 함께 한국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 변수는 바람이었다.
뉴캐슬은 런던에 비해 기후는 온화한 편이지만 강풍이 자주 분다.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다. 그러나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사방이 차양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영국 현지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바람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 사기충전
잔디와 바람이 한국 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사실 영국 입국 초기 유럽 잔디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많이 당황했다. 이들을 이끌어 준 건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셀틱), 지동원(선덜랜드) 등 유럽파였다. 잔디 길이나 무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스터드를 조절해야할지 등을 자세히 알려줬다.
그래서인지 요즘 선수들 사이에서 부쩍 “상대전력도 잘 체크해야겠지만 우리만 잘 하면 8강은 물론 우승도 문제없다”는 대화가 오간다고 한다. 와일드카드이자 주장 박주영이 특히 후배들을 자주 독려한다. 홍 감독 역시 “1차전 상대 멕시코가 결코 쉬운 팀이 아니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느냐 여부다. 멕시코는 공격적인 면과 달리 수비가 약하다. 우리가 그 부분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 @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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