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서 심장뛰는 황재균… “오빤 强男스타일”

입력 2012-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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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 4회초 2사 1,3루 롯데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황재균은 PS스타일

프라모델 취미…섬세하고 집중력 탁월
4회 2사 1·3루서 니퍼트 상대 적시타
5-5 연장10회땐 롯데 구한 결승타점
양승호감독 기다림에 보은의 리사이틀


롯데 황재균(25)은 프라모델 모으기가 취미다. 취미로 사람의 성격을 딱 규정할 순 없겠지만 황재균의 섬세하고, 집중력 있는 일면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겉으로는 툭툭 농담도 던지고, ‘쿨하게’ 야구하는 스타일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야구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롯데가 천신만고 끝에 4강을 확정지었던 10월 2일 군산 KIA전에서 황재균은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경기 후 황재균은 웃음보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동안 너무 팀에 기여를 못해서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는 고백이었다. 실제 황재균이 길고 긴 타격침체에 허덕이는 동안 박정태 타격코치가 따로 ‘특훈’을 시키기도 했고, 양승호 감독은 4번타자까지 시켜봤지만 뚜렷한 소득은 없었다. 좀처럼 타격감은 회복되지 않았고, 그가 막히면서 롯데의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도 삐걱거렸다.

‘황재균이 터지면 롯데가 이긴다’는 승리공식은 역설적으로 그가 득점권에서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는 방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황재균을 롯데 유일의 전 경기 출장 선수로 중용했고, 8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도 8번 3루수로 변함없이 기용했다. 그리고 양 감독의 기나긴 기다림은 비로소 이날 대박을 터뜨렸다.


○롯데에서 가장 큰 경기에 강한 사나이가 되다!

황재균은 큰 경기가 오면 수비에서 더 안정감을 보여준다. 큰 경기일수록 위축되고, 에러를 남발하는 롯데의 대다수 선수들과는 다른 ‘체질’의 소유자 같다.

이날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1회말 무사 1루서 오재원의 번트 때 공을 놓쳤다. 안타로 기록된 절묘한 번트이긴 했으나 수비 입장에선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러나 롯데 선발 송승준이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황재균은 타석에서 바로 만회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회 2번째 타석, 2사 1·3루서 두산 선발 니퍼트를 맞아 좌전적시타를 터뜨렸다.

득점권에 주자만 두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 하는 롯데의 콤플렉스를 깨준 것이다. 3회 전준우가 2사 만루 기회를 놓친 직후라 더 가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5-5로 맞선 연장 10회초 무사 1·3루 타석. 두산 우완 김승회를 상대로 다시 한번 결승 1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롯데를 사지에서 구해냈다. 덕분에 롯데는 에러 4개를 저지르고도 8-5로 승리해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져왔다.

올 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황재균이 또 한번 큰 경기의 사나이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롯데 황재균=2일 군산 KIA전에서 만루홈런을 칠 때 홍성흔 선배님이 방망이를 리듬감 있게 가지고 나오라고 타격 팁을 주셨다. 그 전까지 팔이 떨어지고 (방망이) 헤드가 처져 나와 타이밍이 자꾸 어긋나는 느낌이었는데 선배님 조언 이후 안 좋았던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롯데 박정태 타격코치=정규시즌 동안 타격감이 너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제 올라올 때가 됐다. 4강을 확정짓는 만루홈런을 시점으로 타격감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무엇보다 타격 리듬이 좋아졌다. 좋은 타격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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