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환. 스포츠동아DB
10일 입대…절친 이근호와 동행 든든
백종환(강원FC·27)은 11월28일 열린 K리그 43라운드 성남 일화와 원정에서 전반 43분 극적인 결승골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호골. 백종환의 ‘한 골’은 강원FC에 귀중한 선물을 안겼다. 강원은 같은 날 대구에 패한 광주FC와 승점차를 4로 벌렸다.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꼴찌로 추락하며 시즌 내내 강등의 불안에 떨었던 강원은 구사일생했다. 백종환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슬픈 영화 볼 때도 잘 안 우는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눈물이 저절로 쏟아지더라고요.” 강원을 구한 백종환은 10일 군 입대(상무)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도전. 그러나 절친 이근호(울산)가 있어 든든한 의지가 된다고 했다. 백종환과 카톡 인터뷰를 가졌다.
○잔류 이끈 ‘행운의 골’
-1부리그 잔류 소감은.
“선수들이 올 해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성남을 잡고 최종전까지 가지 않아 기뻤고요. 선수들이 간절히 바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아요ㅋㄷ”
-팀 잔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잘해서 넣은 골은 아니잖아요. 운이 좋았던 것 같고요. 이제 곧 상무에 입대하는데 팀이 강등되면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았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팀을 어떻게든 강등에서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어요. 이를 악물고 뛰었죠. 지금은 마음이 홀가분해요^^”
-뒤풀이는 없었나.
“강릉 내려가는 버스에서는 피곤해서 별 얘기 없었고요. 라커룸에서 다른 팀들 우승하는 그런 분위기(?)가 조금 나왔죠. 1일 마지막 경기 마치면 뭔가 있지 않을까요.”
○시즌 내내 ‘마음고생’
-감독 경질의 아픔이 있었는데.
“같이 마무리 못해 안타까움이 크죠, 김상호 감독님께서 책임지고 나가셨지만,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마음이 너무 불편했어요. 절대 강등돼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바깥에서 지켜보실 테니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김학범 감독이 중간에 들어오셨다.
“김 감독님은 ‘호랑이’ 같은 분으로 유명하잖아요. 선수들이 긴장도 많이 했어요. 한편으로는 더욱 집중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생각보다 수위(?)가 낮았어요. 카리스마는 운동장에서 충분하셨고. 숙소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시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 주셨죠. 부진한 성적에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 됐고요.”
-두 감독님께 인정받고 많은 경기(35경기) 나섰는데.
“(김)은중이형 다음일 거예요. 근데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미드필더로 나서 공격을 해줘야 하는데 골이나 공격포인트(2골)가 너무 적잖아요. 팀 훈련 마치고 은중이형이랑 슈팅 연습도 많이 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연습 등을 통해 평생 안고 가야할 문제인 것 같고요.”
-보직 변경 어색하지 않나.
“원래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였어요. 작년부터 측면 미드필더를 봤는데, 아직은 제 옷 같지 않게 낯설죠. 감독님께서 자신감 불어 넣어주셔서 점점 익숙해지고 있어요^^;”
○‘절친’ 이근호와 상무 입대
-상무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상무가 이번에 워낙 적게 뽑았잖아요.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어서 기뻤고요. 다치지 않고 잘 관리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고 싶어요.”
-‘절친’ 이근호와 함께 하는데.
“(이)근호는 1년 전부터 군 입대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올 해 초 같이 가자고 얘기하더라고요. 친한 친구랑 같이 있으면 서로 의지도 되고 편할 거 같아서 선뜻 결정했죠.”
-이근호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통화는 못했고 카톡으로 연락 주고받았어요. 축하한다고 했더니 영어 인터뷰 버벅거려서 창피하다고 하더라고요ㅋㄷ”
-부럽지는 않나.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근데 저는 기분이 좋아요. 근호는 그럴 만한 실력도 있고. 제가 잘 되면 근호나 (하)대성(서울)이도 저처럼 좋아해주고 위로해줄 친구들이거든요^^ 다음 주에 서울에서 보기로 했는데, 두 친구한테 뭘 얻어먹을까 고민 중이고요ㅋㄷ”’
강원 백종환?
▲생년월일 : 1985년 4월11일(인천)
▲신체조건 : 178cm 66kg
▲학력 : 부평동중-부평고-인천대
▲프로경력 : 제주 유나이티드(2008∼2010) 강원FC(2010∼) 35경기 2골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