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구단 선수들이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모여 제12차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정기총회를 열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내년 1월 15일 전후 1차 기한 못 박아
전훈 거부·WBC 불참 카드 등 만지작
최악의 경우엔 내년 시즌 파업도 염두
제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한국야구위원회(KBO), 각 구단의 힘겨루기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1차적으로는 골든글러브 시상식(11일 오후 4시30분 예정)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최악의 경우 시즌 파업까지 각오하고 있을 정도로 선수들은 강경했다.
9개 팀 400여명의 선수들은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 모여 선수협 총회를 열고 5일 앞으로 다가온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뿐 아니라 내년 1월 이후 대응책에 대해서도 협의를 마쳤다. 박재홍 선수협회장은 “비활동기간이 끝나는 1월에도 10구단 창단 승인이 되지 않았을 때 추가 대응책에 대한 로드맵도 구단별로 상의해 전체 선수들의 뜻을 모아 결의를 다 했다”며 “솔직히 제발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이전에 다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이날 협의한 추가 대응책에 대해선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KBO에도 추가 대응책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선수협 총회는 10구단 창단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선적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보이콧하고, 비활동기간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단체훈련에도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사태는 내년 1월로 넘어가면 좀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구단별로 비활동기간의 종료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월 15일 전후다. 내년 시즌을 위한 전지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게다가 내년에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열린다. 10구단 승인이 늦어지면 선수협은 결국 2차적으로 전지훈련과 WBC 참가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한 선수는 익명을 전제로 “프로야구선수는 당연히 내년 시즌을 위해 따뜻한 곳에서 전지훈련을 하기 바란다. 그러나 이번에는 모두 지금이 10구단 창단의 최적기라고 생각한다. 별다른 반대의 목소리도 없다”고 귀띔했다.
비활동기간이 끝나면 구단은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단체훈련을 통보할 수 있다. 따라서 전지훈련에 불참하면 급여 지급도 중단될 수 있다. 금전적·신체적 측면에서 모두 선수들은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만큼 선수들은 강경하며 함께 뜻을 모으고 있는 상태다.
최악의 상황은 내년 2월말까지 10구단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다. 박충식 사무총장은 “우리의 목적은 파업이 아닌 10구단 창단”이라고 말했지만, 시즌 보이콧은 선수협이 꺼낼 수 있는 가장 마지막이자 강력한 카드다. 이날 총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인천|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