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여기는 일본] “세계무대에 이근호 눈도장”

입력 2012-1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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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이근호에게 2012년은 특별한 해였다. 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AFC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다. 그는 클럽월드컵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뒤 군에 입대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울산현대 이근호에게 2012년은 특별한 해였다. 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AFC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다. 그는 클럽월드컵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뒤 군에 입대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4관왕 이근호, 화려한 피날레 각오

오랜 시련 딛고 아시아 최고의 별로
번번이 좌절된 국제무대 진출의 한
몬테레이 꺾고 첼시와 한판승부 콜!
17일 입대 “또 다른 날 찾아오겠다”


2012년 울산현대는 풍성했다. 특히 ‘에이스’ 이근호(27)에게는 각별했다. 상복이 터졌다.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AFC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K리그 베스트11 오른쪽 날개로 이름을 올렸다. 이근호는 올해 챔스리그 4골7도움, K리그에서는 8골6도움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아직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무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2010남아공월드컵 등 줄곧 자신을 빗겨간 국제무대였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실력발휘를 하겠다는 각오다. 출발점은 9일 오후 4시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릴 몬테레이(멕시코)전이다.

○아시아 최고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지난 달 10일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챔스리그 결승전(3-0 울산 승)이 종료된 뒤 이근호는 클럽월드컵 주관방송사 NSTV(일본)와 특집 인터뷰에 참석했다.

“반드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고 싶다. 나는 프로에서 상과 거리가 멀었다. 챔스리그 MVP가 생애 최고의 상이었다. 클럽월드컵에서도 힘껏 싸우겠다. 4강에서 첼시(잉글랜드)와 겨루고 싶다. 이바노비치, 존 테리와 직접 부딪혀보고 싶다.”

그의 축구인생은 시련과 아픔으로 점철됐다. 아마추어 시절 이근호는 최고 유망주였다. 김승용(울산) 하대성(FC서울)과 ‘부평고 3총사’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프로에서 그를 기다린 건 2군 무대였다. 2006년 인천에 입단했지만 금세 주력 외로 밀려났다. 2군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탔지만 기대 이하였다. 대구FC로 이적하며 풀리는 듯 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국가대표팀에 승선했으나 반짝 효과에 그쳤다. 당시 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총애 속에 남아공월드컵 출격을 꿈꿨다. 그러나 유럽 진출 좌절 속에 극심한 페이스 난조로 최종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각지를 떠도는 바람에 일각에서는 그를 ‘배낭여행가’로 불렀다. “남아공월드컵에 못 갈 줄 알았다. 너무 힘든 시기였다”는 게 그의 회상이다.



감바 오사카에서 보냈던 2011년은 재기의 발판을, 병역 문제로 울산 이적과 함께 K리그로 유턴한 올해는 그간의 모든 상처를 확실히 치유해준 시간이었다. 이근호는 클럽월드컵이 끝나면 상무에 입대한다. 병무청 특별 허가로 신병 훈련소 입소가 17일 오후 1시로 미뤄졌다. 군 입대를 앞둔 다른 사나이처럼 ‘입영전야’를 보낼 수 없지만 기왕이면 시간을 꽉 채워 논산으로 떠나고 싶다. 상무행이 자칫 전성기를 맞은 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는 측근에게 “병역 해결을 위해 한국에 왔고, 선택이 옳았다. 군대에서 또 다른 날 찾아 보겠다”고 털어놨다. 이근호는 휴대폰 카카오톡에 AFC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 사진과 함께 ‘운동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적어놓았다. 멈춤 없는 그의 열정은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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