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아직 개막 라인업 윤곽 안 나와 답답
“우승 감독 류중일, 선수는 안 준다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인 한화 김응룡(72·사진) 감독은 촌철살인의 대가이기도 하다. 어눌한 듯하면서 툭툭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는 뼈가 있다. 그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예의 화려했던 입담을 속사포처럼 풀어놓았다. 그러나 노 감독의 깨알 같은 ‘자학개그’ 속에는 한화의 슬픈 자화상이 숨어있었다.
○우리도 넘길 수 있다
대전구장은 외야 펜스를 확장했다. 특히 중앙은 114m에서 122m, 높이는 2.8m에서 4.5m로 늘었다. 그런데 20일 두산 김현수가 첫 홈런을 중앙 펜스로 넘겨버렸다. 김 감독은 “교훈을 얻었다. 우리도 넘길 수 있다는 교훈”이라며 웃었다. 한화 타자들에게 “펜스가 멀어 홈런 치기 힘들다는 말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
○삼성이 잠실에서 못하나?
대전구장은 천연잔디로 교체됐다. 그라운드가 잘 다져지지 않아 수비에 어려움을 겪을 법도 하다. 그러나 “삼성이 잠실에선 못하나? 기본대로만 하면 에러 안 하지”라고 일축했다.
○포수는 선발예고제 없잖아
시범경기에서 정범모와 한승택이 번갈아 선발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 ‘개막전 선발포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포수도 선발 예고하기로 돼 있어? 투수 빼고는 선발 예고 안하는 줄 알고 있는데”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더니 “개막 1루수는 정해져 있다. 그건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해 배꼽을 잡게 했다. 이어 “아∼ 답답하네. 이맘때면 개막 라인업 윤곽이 나와야 하는데…”라며 한숨.
○우승 감독한테 배우고 왔다
삼성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프런트는 21일 대전구장에 도착하자마자 김 감독 방에 들렀다. 2001∼2004년 감독, 2005∼2010년 사장으로 10년간 모셨기에 양 팀의 시범경기 첫 만남에 인사를 온 것. 김 감독은 “우승 감독한테 30분간 잘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선수는 없다고 안 준다고 하네.”
대전|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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