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문경은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패장 문경은감독 “챔프전 통해 많이 배웠다”
SK 문경은(42·사진)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나 마찬가지다. 2011∼2012시즌을 감독대행으로 보낸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그는 정식 사령탑이 된 첫 시즌부터 엄청난 성과를 일궜다. ‘모래알 같다’던 SK에 탄탄한 팀워크를 심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SK의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이었다. 또 정규리그 44승(10패)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도 수립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PO)에선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4강 PO에서 디펜딩 챔피언 KGC를 만나 예상 밖 고전 끝에 3승1패로 챔프전에 올랐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선 모비스와 치른 챔프전에선 4전패로 우승컵을 내줬다.
감독으로도 챔피언 반지를 손에 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지만, 문 감독은 챔프전을 통해 잃은 것보단 얻은 게 더 많았다. 문 감독은 “수가 많은 유재학 감독님이 이끄는 모비스에 대비해 다양한 준비를 했다. 돌이켜보니 너무 무리해서 변화를 줬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상대가 우리의 강점인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을 봉쇄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른 부분에 더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는 우리 스스로 장점을 깎아먹은 셈이 됐다”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문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내가 못해도 다른 선수들이 잘하면 됐지만 감독이란 위치는 다르더라. 모든 것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중압감도 엄청났다. 감독으로서 더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90년대 학번 출신 젊은 지도자의 선두주자인 문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였다. 그는 수비농구가 대세였던 프로농구에 화려한 공격농구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았다. 이번 챔프전의 쓰라린 기억은 문 감독이 명장으로 거듭나는 데 좋은 약이 될 것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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