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길들이기?

입력 2013-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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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많은 출혈을 감수하고 영입한 가드 김승현을 단 2시즌 만에 FA(자유계약선수)로 풀었다. 한때 ‘천재가드’로 불렸지만 선수생활의 황혼녘이 보이기 시작한 지금, 김승현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사진제공|KBL

■ 삼성, 전격 FA 시장 공시 왜?

자격 안되는데 FA 방출 쪽 가닥?
재계약때 연봉삭감 위한 압박용?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달 30일 FA 대상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조성민(30·KT), 김민수(31·SK), 이시준(30·삼성) 등이 대어다. 이런 가운데 구단의 선택으로 FA 시장에 나온 김승현(35·삼성)의 진로가 뜨거운 감자다. 한때 ‘천재가드’로 불렸지만, 허리 부상과 목 디스크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그는 기로에 서 있다.


○길들이기 또는 정리?

김승현은 2012∼2013시즌 전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아 코트에 선 시간이 짧았다. 23경기에서 평균 2.0점-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삼성과의 계약기간은 끝났지만, 정규리그(54경기)의 절반 이상을 소화하지 못해 FA 자격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은 선수가 시즌을 제대로 치른 것으로 인정했고, 김승현은 FA가 됐다.

삼성의 결정을 놓고 2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삼성이 김승현과 재계약하지 않아도 좋다고 입장을 정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삼성이 김승현을 길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재계약시 불가피한 연봉 대폭삭감

삼성 구단 관계자는 “김승현을 FA 시장에 내놓았지만, 구단이 그를 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김승현에게 계약조건을 제시했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조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어 “김승현이 연봉(4억원)에 어울리는 활약을 못 보여줘 삭감이 불가피하다. 선수가 구단이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김승현은 삼성과 재계약해도 50% 이상 연봉 삭감이 불가피하고, 장기계약도 힘든 상황이다. 김승현이 자존심을 굽히고 삼성의 제안을 수용할지 의문이다.


○쉽지 않은 타 구단 이적

김승현이 삼성과 계약하지 않으면 나머지 9개 구단으로 자유롭게 이적이 가능하다. 김승현을 영입하고 싶은 구단은 영입의향서를 KBL에 제출하면 된다. 문제는 보상금이다. 김승현은 전 시즌 연봉 30위 이내에 포함된 선수다. 김승현을 FA로 영입하는 구단은 삼성에 전 시즌 연봉의 200%(8억원) 또는 50%(2억원)에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전성기가 지난 선수를 영입하는 것치고는 비싼 대가다. 가드가 절실한 팀은 동부다. 동부가 김승현 영입을 검토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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