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김사율 “롯데를 위해 내 자존심 버렸다”

입력 2013-07-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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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민호(왼쪽 사진)와 김사율이 팀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았다. 강민호는 중심타선에서 하위타선으로, 김사율은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자리를 바꿨지만 개의치 않고 팀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강민호, 6∼7번 자청…후반기 타율 고공행진
김사율, 10년만에 선발로…4이닝 1실점 호투

팀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았다. 그래서 그들은 진정한 ‘거인’이다.

전반기 주로 롯데의 4번타자로 출전하던 강민호(28)는 후반기부터 6·7번 타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강)민호가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며 주전 포수의 마음을 헤아렸다. 그러나 강민호는 이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압감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전반기 종료 후 박흥식 타격코치를 찾아갔다. 그리고 7번타자로 나가는 것을 자청했다. 지금까지는 긍정적 결과가 나오고 있다. 23∼27일 5경기에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에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팀은 4승(1패)을 올렸다. 그는 “3번 손아섭, 5번 전준우 사이에 있는 것보다는 솔직히 부담이 덜하다. 마음이 편하니까 장타가 나온다. 내 역할은 기대하지 않은 뜬금포를 쳐주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사율(33)은 27일 사직 SK전에서 2003년 9월 27일 사직 삼성전 이후 10년 만에 선발로 등판했다. 결과는 4이닝 3안타 3볼넷 1실점. 오른쪽 중지 피부가 벗겨져 급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호투였다. 김사율은 지난 시즌 34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거듭된 부진으로 필승계투조에서 제외됐다.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는 “김사율의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투수이기 때문에 선발로도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사율이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4·5선발이 약한 롯데로선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김 감독은 일단 80개를 한계투구수로 설정하고 있다. 김사율은 “팀에 보탬이 못돼 미안한 생각뿐이었다. 나를 내려놓고 어린 선수들과도 경쟁하겠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절실한 마음을 전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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