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별들의 전쟁’] 네이마르·이니에스타·로이스를 주목하라

입력 2013-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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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다 실바. 스포츠동아DB

■ 호날두·메시가 전부는 아니다…브라질월드컵 최고의 스타 후보들

한국전 환상 프리킥 골 뽐낸 네이마르
공격형 미드필더의 교과서 이니에스타
그라운드 휘저으며 찬스 만드는 로이스
‘현대축구의 핵’ 측면 공격수 영웅 산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스포츠 이벤트는 뭘까. 하계올림픽도, F1그랑프리도 아니다. 바로 축구의 월드컵이다.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월드컵은 더욱 특별하다. 한 달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다. 초대받은 자도, 초대받지 못한 자도 월드컵 감동은 마찬가지다. 초록 그라운드의 향연. 모든 스토리의 중심은 결국 선수들의 몫이다. 명성 높은 선수들이 자웅을 겨뤄 ‘스타워즈(별들의 전쟁)’란 표현도 나온다. 그래도 한 가지는 틀림없다. 모두가 마지막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최고의 영웅은 단 하나다. 브라질월드컵 최고의 스타는 누가될까.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메시 시대는 잊어라

2010남아공월드컵이 더 특별했던 이유가 있었다. 국제 축구계의 페라리와 포르셰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을 쉬었기 때문이다. 3년 전에도 최고 선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레알 마드리드)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6·FC바르셀로나)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비록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가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일찍 탈락해 둘의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어도 흥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내년 브라질을 뜨겁게 달굴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월드컵 레전드들은 브라질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3개국을 지목한다. 브라질 출신 펠레와 아르헨티나 출신 디에고 마라도나는 모두 개최국 브라질과 함께 스페인, 독일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합할 것을 예상한다. 그가 지목한 국가는 과거 대회 때 우승하지 못한 전례에 따라 ‘펠레의 저주’로 불리지만 이는 펠레의 발언이 갖는 파급을 간접 시사하는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브라질월드컵에선 일단 호날두와 메시를 잊어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이들을 능가할 만한(혹은 능가해줄) 후보들을 찾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4-2-3-1포메이션이 대세로 자리 잡은 현대 축구. 특히 윙 포워드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 호날두와 메시도 측면 공격수의 정석이다.

브라질에서는 네이마르 다 실바(21·FC바르셀로나)를 빼놓을 수 없다. 174cm, 64kg 신체조건으로 조금은 왜소해 보이기도 하지만 네이마르는 필드 위에선 거인이다. 국내 팬들도 최근 네이마르의 플레이를 안방에서 생생히 지켜봤다. 10월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의 A매치에서 네이마르는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자국 리그 산투스에서 뛰던 네이마르는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2014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 팀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수많은 클럽의 구애를 뿌리친 뒤 5000만 유로(약 750억 원)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력도 화려하다. 20대 초반의 나이지만 조국에 많은 공을 세웠다. 2012런던올림픽 은메달이 그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치욕적인(?) 역사였을 정도로 실력 면에서 따를 자가 없다. 한국과 브라질의 A매치를 앞두고 많은 미디어가 네이마르의 몸값이 태극전사 전체 합산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보도할 정도로 그가 가는 곳은 온통 화제다.

2008년 및 2012유럽선수권, 2010남아공월드컵 타이틀까지 메이저 트로피를 석권한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에도 당연히 영웅이 있다. ‘믿을 맨’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9·FC바르셀로나)다. 호날두와 메시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묵묵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공격형 미드필더의 교범으로 꼽힌다. 누군가는 메시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빛날 수 있었던 건 이타적인 이니에스타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했다. 얼마 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이니에스타를 내년 1월 겨울 선수이적시장 때 영입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와 재계약 여부를 떠나 이니에스타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을 맞이했음이 틀림없다. 경력의 정점. 170cm 65kg의 이 작은 거인의 브라질월드컵 행보가 궁금하다.

한동안 유럽 축구의 ‘대세’는 잉글랜드, 스페인이었다. 대개 클럽 대항전 성과가 이를 대변했다. 요즘은 기류가 달라졌다. 독일이 정점이다. 가장 안정되고, 가장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며 경쟁력을 발휘해온 분데스리가를 앞세운 독일은 대표팀에서도 강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마르코 로이스(24·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힘은 엄청나다. ‘전차 군단’의 최전선에서 맹위를 떨치는 동갑내기 스트라이커 토마스 뮬러(바이에른뮌헨)가 탄력을 받는 건 과감한 돌파와 빠른 발로 측면을 쉼 없이 휘저어주는 로이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 축구도 높은 관심을 보낸다. 바르셀로나와 맨유의 러브콜은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니에스타의 이적 여부와 연계선상에 맞닿아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측면 경쟁자들인 네이마르, 이니에스타보다 훨씬 우수한 체격(180cm, 75kg)과 잘생긴 외모로 상품성 또한 상당히 높다.

그밖에 올해 FIFA 발롱도르 유력 후보인 프랑스 측면 날개 프랑크 리베리(30)와 네덜란드 측면 골게터 아르옌 로번(29·이상 바이에른뮌헨), 91년생 벨기에 윙 포워드 에당 아자르(첼시) 등도 내년 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리는 톱스타들이다. 아울러 홍명보호에서 국제 축구계에 널리 알려진 손흥민(21·레버쿠젠)도 빼면 서운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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