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R…브라질월드컵 출전 32개국 내달 7일 조추첨 ‘총성없는 전쟁의 서막’

입력 2013-11-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쟁과 같은 치열함이 있어 월드컵은 더욱 재미있다. 본선 티켓 전쟁이 종료된 가운데 이젠 진정한 승자를 가릴 본선 무대만 남았다. 9대1이 넘는 경쟁을 뚫고 내년 브라질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민 홍명보 감독의 한국대표팀이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을 모은다. 스포츠동아DB

● 티켓 전쟁

즐라탄의 스웨덴 탈락…13개 티켓 유럽도 혈전
한국도 9대1 바늘구멍 뚫고 8회연속 본선 쾌거

● 몸값 빅뱅


지구촌 최고 스타들 경연장…천문학적 머니게임
한국, 스페인 깨면 700억 칼로 7000억 방패 깬 셈

월드컵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4년에 한 번씩 자국대표팀 성적에 따라 나라 전체가 들썩인다. 왜 사람들은 월드컵에 열광하는 걸까.

축구의 속성을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축구의 기원은 다양하다. 돼지 오줌통을 차고 다녔다는 기록도 있고, 전쟁에서 패잔병들의 두개골을 차며 승전을 축하했던 게 계기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유래에서부터 피비린내가 풍긴다. 축구는 대중적이다. 운동장과 골대만 있으면 된다.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이 돈과 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축구다. 규칙도 단순하다. 축구규정은 17개 조항으로 돼 있다. 스탠리 라우스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경기규칙의 18조는 ‘상식’이라고 했다. 축구는 원시적이고 집단성이 강하다. 육탄전을 뚫고 일사불란하게 상대 골대로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사냥을 떠올리게 한다. 축구 때문에 실제 전쟁이 일어난 적도 있다. 정치적으로 대립하던 남미의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1969년 월드컵 예선을 계기로 5일 전쟁을 벌였다. 이런 축구의 특성이 집대성된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가 바로 월드컵이다. 내년 6월1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제20회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32개국이 확정됐다.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디펜딩챔피언 스페인, 최고 스타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 등 전통의 강호들이 총출동한다. 한국도 월드컵 8회 연속진출이라는 금자탑과 함께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유고에서 독립한지 21년 만에 처음 본선 무대를 밟는 영광을 안았다.


● 티켓 전쟁

월드컵이라는 전쟁터에는 아무나 뛰어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대륙별 예선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아시아 43개, 아프리카 52개, 북중미 35개, 오세아니아 11개, 남미 9개(개최국 브라질 제외), 유럽 53개 등 총 203개국이 브라질월드컵 예선에 참여했다. 대륙별로 배정된 티켓은 아시아 4.5장, 아프리카 5장, 북중미 3.5장, 오세아니아 0.5장, 남미 4.5장, 유럽 13장이다. 경쟁률을 계산해보면 오세아니아가 22대1로 가장 세고, 아프리카 10.2대1, 북중미 10대1, 아시아 9.5대1, 유럽 4.07대1, 남미 2대1이다. 한국도 9대1이 넘는 바늘구멍 경쟁을 통과했다. 유럽 대륙에만 너무 많은 티켓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 혹은 유럽과 남미의 경쟁률이 너무 낮아 불공평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는 두 대륙 예선전이 가장 치열하다. 남미 10개국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 볼리비아인데 71위다. 한국(56위)과 큰 차이가 안 난다. 유럽 역시 대부분 국가들이 수준 높은 기량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장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의 고국인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륙별로 티켓을 안배하는 FIFA 정책 덕에 아시아는 오히려 실력에 비해 혜택을 받고 있다.

FIFA 홈페이지에 따르면 브라질월드컵 예선에 1경기 라도 뛴 선수는 5716명이다. 6개 대륙에서 816경기가 벌어졌고, 2286골이 터졌다. 2898개의 경고와 101개의 퇴장이 나왔다. 최다득점 팀은 독일과 뉴칼레도니아(이상36골)다.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우루과이의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로 11경기에서 15골을 넣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05에서 뛰는 일본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가 14골로 득점 2위라는 게 눈에 띈다. 한국은 박주영(아스널)이 6골, 이근호(상주상무)가 5골을 넣었다.


● 몸값 전쟁

전 세계 축구스타들은 모두 월드컵에 모인다. 나라별로 최고의 선수만 뽑기에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가 곧 그 나라에서 가장 공을 잘 차는 선수 그룹이라 봐도 무방하다. 지구촌을 들었다놨다하는 선수들답게 몸값도 어마어마하다. 독일의 유럽축구 전문 이적시장 사이트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대표팀별 몸값 총액을 매겼는데, FIFA 랭킹 1위 스페인이 몸값 총액도 4억9800만 유로(7107억)로 가장 높다. 스페인 못지않게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브라질은 FIFA 랭킹은 11위에 그치지만 몸값은 4억5900만 유로(6550억)로 전체 2위다. 이어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프랑스가 톱5 안에 들었다.(표 참조) 한국은 4647만유로(665억)로 스페인의 10분의1도 안 된다. 일본은 한국의 두배인 1억450만 유로(1491억)다. 만약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스페인을 꺾는다면? 700억짜리 칼로 7000억 짜리 방패를 뚫는 셈이다. 그야말로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리는 이변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나라 중에서는 온두라스의 몸값이 1630만 유로(233억)로 가장 낮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