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혁(36·서울시청)이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1분10초04’
전광판에 마지막 기록이 떴다. 레이스를 마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은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개인 6번 째 올림픽 무대, 그리고 선수 생활을 마감짓는 진한 마무리였다.
이규혁(36·서울시청)이 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자신의 592번 째 레이스. 이규혁은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10초0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전 선수 40명 중 21위의 기록이었다.
이규혁은 첫 200m를 16초25에 끊었고 600m도 41초76으로 이전까지 레이스에 나선 선수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투혼을 발휘했다. 그러나 체력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조금씩 레이스가 처지며 결국 1분10초04로 마지막 레이스를 마감했다.
이규혁은 말이 필요없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레전드’. 1991년 13세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규혁은 16세 때인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올림픽에 첫 출전했다. 그후 20년간 올림픽에 출전해 매번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1997년 1000m 세계기록 2차례, 2001년 1500m 세계기록을 한 차례 세우기도 했지만 유독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국 선수 중 동·하계를 통틀어 6차례 올림픽에 나선 것은 이규혁이 유일하다.
이규혁은 “오랜 시간 도전을 이어오면서 올림픽은 나에게 선수로서 활동하기 위한 핑계였던 것 같다”며 “메달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계속 출전했지만, 사실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 올림픽에 나왔다. 선수로서 행복했다”고 덤덤히 소감을 밝혔다.
이규혁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한참 동안 링크를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스케이터’로서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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