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보살 파괴력? “삼성 연승 보면 몰라?”

입력 2014-05-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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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 보살의 모든 것

20일 문규현 잡은 정형식 송구 분위기 바꿔
송구능력은 김강민·정확성은 민병헌 최고
기본은 중계플레이·다이렉트 송구는 위험
외야수 보살 성공 열쇠는 꾸준한 반복훈련


레이저빔 송구는 수비의 꽃이다. 농구에 비교하면 덩크슛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 외야수의 빨랫줄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면 아웃카운트는 똑같은 1개이지만 그 파급력은 경기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 삼성은 20일 포항 롯데전에서 1-0 살얼음 리드를 하던 4회 2사 2루에서 선발 밴덴헐크가 문규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그러나 삼성 중견수 정형식이 정확한 송구로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려들던 롯데 2루주자 강민호를 잡았다. 이 수비 하나로 양 팀 덕아웃 분위기가 확 갈라졌다. 밴덴헐크는 6회까지 9탈삼진 무실점의 기세를 이어갔고, 5회 박석민의 3점홈런까지 터져 손쉽게 이길 수 있었다. 외야수 보살(어시스트) 수비 하나로 분위기를 탄 삼성은 21일까지 연승을 달렸다.


● 기본은 중계 플레이, 어깨는 승부처에서

삼성 김용국 수비코치는 “안타가 나오면 기본은 내야수를 거치는 중계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 정확한 중계를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포메이션 연습에 집중한다. 그러나 김 코치는 “안타 때, 바운드가 1∼2번쯤 튀고 외야수가 잡아내면 중계 플레이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떼굴떼굴 굴러가는 안타를 잡으면 외야수가 바로 송구를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시간적으로, 확률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외야수의 다이렉트 송구는 위험부담이 큰 모험이다. 가령 20일 4회 상황에서 강민호가 홈에서 살았다면 타자주자 문규현이 2루까지 진루할 수 있었다. 또 득점권에 주자를 두게 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홈에 바로 던지는 승부수를 띄운 것은 반복훈련의 성과였다. 정형식은 “타구가 굴러 와서 잡는 사이에 눈으로 주자를 적았는데 강민호 선배가 아직 3루를 돌지 않았다. 주자가 빠르지 않아 홈에 던질 만하다고 판단했고, 연습한대로 정확하게 던지는데 집중했다. 운 좋게 짧지도 길지도 않게 포수 미트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 현역 외야수 중 최강 어깨는?


외야수 보살을 잡기 위해선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가 필수다. 그렇다면 현역 외야수 중 최강의 어깨는 누굴까. 정형식은 삼성에서 가장 어깨가 강한 야수다. 그러나 송구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습의 힘으로 단점을 넘어섰다. 3루수 출신인 삼성 김성래 수석코치는 “어깨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송구 정확성은 연습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코치와 선수들은 외야수 중 가장 어깨가 좋은 선수로 SK 김강민, 두산 민병헌, 롯데 손아섭을 꼽았다. 김강민은 송구 능력에서, 민병헌은 송구의 정확성과 스피드에서 높은 평을 들었다. 21일까지 외야수 보살 1위는 넥센 로티노와 유한준의 5개다. 문우람이 4개로 뒤를 이어 넥센 선수가 강세다. 흥미로운 대목은 김강민이 3개를 기록했을 뿐, 민병헌과 손아섭은 보살 순위권에 들어있지도 않다. 빅3 강견 외야수 앞으로 공이 가면 주자들이 한 베이스를 더 뛸 엄두도 못 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포항|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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